중국 수혜株 세대교체... 유아용품 지고 '방송' 뜬다

    입력 : 2015.07.03 09:38

    화장품·음식료 등 소비재株 주춤 - 메르스에 직격탄 株價 약세
    엔터테인먼트·콘텐츠株 껑충 - 韓·中 FTA로 진출 폭 넓어져… CJ E&M, 두 달간 32% 올라


    국내 증시에서 새로운 성장주로 주목을 받으며 주가가 크게 올랐던 중국 수출주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중국 수출주로 꼽혔던 음식료품과 유아용품, 화장품 등은 더 품질이 우수한 소비재와 더 좋은 먹거리를 찾는 중국 소비자들이 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주가가 크게 올라 차익 실현 움직임이 늘어난 상황에서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관광객마저 크게 줄자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새로운 중국 수출주로 부각되며 최근 주가가 뛰고 있다. 지난해 체결된 FTA(자유무역협정)로 중국 미디어·콘텐츠 시장 진출의 폭이 넓어진 데다, 중국 영화와 드라마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영화와 드라마 제작사들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中 영화 시장 고성장… CJ CGV, 두 달간 62% 뛰어


    최근 두 달간 CJ CGV 주가는 61.7% 상승했다. 지난달부터 메르스 확산으로 국내 영화관을 찾는 관객 수는 좀처럼 늘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의 영화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해외 사업을 통한 실적 개선 전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1인당 연간 영화 관람 편 수는 2009년 0.14편에서 지난해 0.61편으로 증가했고, 중국 박스오피스 매출액도 9억달러에서 48억달러로 5년 만에 400% 이상 늘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 증가로 여가 활동 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데다, 영화관 시설도 개선돼 성장 속도가 빠르다"며 "오는 2018년이 되면 중국 영화 시장 규모가 북미 시장을 넘어서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종들도 강세다. 최근 두 달간 주가가 32.5% 오른 CJ E&M은 국내 케이블TV를 통해 방영했던 '꽃보다 할배' '슈퍼스타K'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의 예능 프로그램 포맷을 중국에 수출한 데 이어 영화 배급 사업에서도 중국 시장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많이 오른 유아용품 등 소비재는 최근 약세


    반면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증가로 주가가 크게 뛰었던 유아용품과 음식료 등 소비재 관련주는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아용품주인 아가방컴퍼니는 지난해 중국 소비주로 부각되며 주가가 올 초까지 큰 폭으로 올랐지만, 최근 두 달간 12.5% 하락했다. 중국에서의 분유와 유제품 판매 증가로 주가가 올랐던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각각 5.9%, 5.4% 떨어졌다. 대표적인 중국 소비주로 꼽히는 화장품 관련 주들도 최근 중소형 화장품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는 종목이 많다. 한국화장품과 코리아나는 두 달간 주가가 8.5%, 6.8% 각각 하락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1년 가까이 주가가 오르면서 중국 소비주들의 추가 상승 기대감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데다, 최근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면세점 등에서의 판매량 감소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터테인먼트주 투자 신중해야


    일부에서는 중국 영화·미디어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르지만, 정책 규제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엔터테인먼트 종목에 대한 투자를 신중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예로 SBS는 '런닝맨' 등 중화권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예능 프로그램의 판권을 갖고 있어 올 들어 5월까지 주가가 60% 넘게 상승했지만, 지난달 중국 정부가 중국 방송사의 한국 예능 프로그램 방영 횟수를 제한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한 달간 주가가 2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