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노리는 7개 업체별 강약점은?

    입력 : 2015.07.09 09:12

    뜨겁게 달아올랐던 시내면세점 경쟁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모두 해피앤딩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이번 시내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대기업 7곳, 중소·중견기업 14곳 중 관세청 심사 발표로 웃는 곳은 단 3곳이다. 특히 대기업 7곳은 서울시내 면세점을 놓고 그룹과 오너의 자존심을 걸고 한판 승부에 들어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었다. 시내면세점 심사발표날인 10일 최종 웃는 기업은 어느 곳일까. [편집자주]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선정 작업이 막바지다. 면세점 사업이 중국인 관광객 덕에 매출 급성장을 유지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기업들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관세청은 입찰에 나선 대기업 중 두개 법인만 사업자로 선정한다. 나머지는 고배(苦杯)를 마시게 된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장단점을 요약 정리해봤다.


    조선일보DB


    ① HDC신라면세점 규모와 크기 압도


    HDC신라면세점은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면세점법인이다. 합작을 통해 호텔신라는 과점 논란을, 현대산업개발은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서로 보완하는 ‘신의 한 수’란 반응이 많다. HDC신라면세점은 6만5000㎡의 면적에 한류관광과 쇼핑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DF(Duty Free)랜드를 만든다. 도심형 면세점 중에서는 세계 최대 크기다.


    또 대형버스 400여대를 동시에 댈 수 있는 주차장으로 확대 조성하는 한편, 대형버스 전용 진입로를 개설해 서울 시내면세점의 고질적인 주차난을 완전 해결할 계획이다.


    아이파크몰 이벤트파크에는 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한류 공연장이 조성되고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의 컨텐츠를 활용한 한류 전시관이 들어선다. 이를 위해 HDC신라면세점은 SM엔터테인먼트와 '한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관세청이 마련한 보세판매장 심사 평가표를 보면 합계 1000점 가운데 경영능력(300점)과 관리역량(250점)이 절반 이상이다. 이 부분으로만 보면 HDC신라면세점은 단연 선두권으로 올라서게 된다.


    그러나 HDC신라면세점도 약점이 있다. 호텔신라의 과점 논란이 그것이다. 이 부분을 심사위원들에게 어떻게 설득할 지에 따라 HDC신라면세점의 당락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② 현대백화점 상생 강점...인근 면세점 약점


    현대백화점의 가장 큰 강점은 상생이다. 관세청이 밝힌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심사 평가에는 중소기업과의 상생 부문인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점)'도 주요 기준으로 꼽힌다. 시내면세점 사업에 대기업이 중소·중견기업을 주주사로 참여시켜 상생 협력모델을 구축한 건 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대기업 중 현대백화점그룹이 유일하다.


    합작법인의 지분은 현대백화점이 50%, 현대백화점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출자한 한무쇼핑이 20%, 모두투어네트워크가 17%를 각각 보유하게 되고, 나머지 지분 13%는 엔타스듀티프리, 서한사, 현대아산, 제이엔지코리아, 에스제이듀코가 나눠 갖게 된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 그룹은 앞으로 5년간 시내 면세점 목표 영업이익의 20%에 해당하는 300억원을 기부금으로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경쟁사보다 면세점 운용 경쟁력이 다소 밀린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약점이다. 주차장과 무역센터에 있는 롯데면세점과 가까운 점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③ 신세계, 본점 본관 상징성…교통 걸림돌


    신세계는 2014년 정부가 서울시내에 면세점을 추가한다는 입장을 밝힌 직후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입찰에 대비해왔다. 특히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을 입지로 내세운 만큼 건물의 상징성이나 입지 등은 다른 후보군에 비해서 빠질 것이 없다.


    이와 함께 신세계그룹이 오랜 유통사업 경험을 통해 매장 구성능력과 서비스 능력을 갖춘 점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인근 상권과 상생 부분도 신경을 썼다. 신세계는 본점이 명동과 남대문시장을 잇는 가교 입지에 해당돼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서게 되면 외국인 관광객들은 더욱 다양한 쇼핑환경을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세계 본점 본관에 시내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남대문시장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역시 대다수 기업과 마찬가지로 교통이 문제다. 인근에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운영되면서 을지로 일대가 교통체증을 빚고 있는 상태다. 관광버스로 찾아오는 중국관광객이 대거 몰리게되면 신세계 본점 본관 역시 교통문제가 발생할 것은 자명하다.


    ④ 한화갤러리아 63빌딩 상징성...인근 상권 없는 것 부담


    한화갤러리아는 입지로 내세운 여의도를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라고 표현한다. 여의도의 관광산업 성장성은 무궁무진한데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여의도에 시내면세점을 허가하면 부족한 관광시설 확충과 서울 서남권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화갤러리아는 2000억원을 투자해 63빌딩 안에 신규 면세점을 열고 아쿠아리움을 비롯한 내부 관광시설을 새단장할 방침이다. 이 곳 면세점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휴식문화 공간이 들어선다. 유통업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의 입지가 다른 기업과 달리 한강과 직접적으로 연계된다는 점에서 확실한 차별화 요소라고 말한다.


    다만 면세점 낙수 효과를 기대할 만한 상권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불리하다. 실제 63빌딩 인근에는 아파트만 밀집돼 있어서 면세점이 들어서더라도 특별하게 영향을 받을 만한 곳이 없다. 또 63빌딩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지도가 떨어진다.


    ⑤ 롯데면세점, 중소 면세점과 손잡아...과점논란 넘어야


    롯데면세점은 중소 면세사업자인 중원면세점과 손잡고 동대문 피트인 11개 층에 걸쳐 복합 면세타운을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패션, 시계, 액세서리 품목 등을, 중원면세점은 술, 담배, 잡화 품목 등으로 나눠서 판매를 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동대문 상권이 패션 중심지라는 특성에 맞춰 동대문 디자이너 브랜드, 국산 SPA 브랜드를 오프라인, 온라인 매장에 유치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국산 패션 브랜드를 비롯해 매장 면적의 50%를 국산품으로 채울 예정이다.


    면세점 운영능력에서는 가장 선두권에 있지만 독과점 논란이 넘어야할 산이다. 서울 시내에는 롯데(3개), 신라(1개), 워커힐(1개), 동화(1개) 등 6개 면세점이 영업 중이다.


    ⑥ SK네트웍스 5500억원 투자 승부수...동대문 경쟁 치열 부담


    SK네트웍스는 모든 면에서 무난하다는 평가다. 경영능력과 관리역량은 이미 워커힐호텔에 면세점 운영 경험이 있다.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는 곳보다는 유리하다. 입지도 좋은 편이다. SK네트웍스의 케레스타는 재래시장과 복합 쇼핑몰이 밀집해 있고,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JW메리어트호텔의 개장으로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이와 함께 SK네트웍스는 이번 시내면세점 특허 획득를 위해 동대문에 55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를 통해 서울시 동대문 패션문화관광지구 개발계획과 연계해 관객 1만명 수용 규모의 초대형 공연장 및 문화시설을 건립하는 문화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 패션 소상공인 동반성장 펀드, 야간 가로환경 업그레이드 사업 등에도 지원한다.


    다만 교통과 주차문제가 걸림돌이다. 인근에 마련한 주차장은 면세점 이외의 관광객들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 주차장이다. 관광버스가 관광객들 내려주고 쇼핑 시간이 끝날때까지 주변 도로를 배회하는 형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입찰에 참여한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중 동대문을 입지로 고른 곳은 8곳이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도 부담이다.


    ⑦ 이랜드 홍대 입지 장점 내세워...송도 면세사업 포기 마이너스


    이랜드는 시내면세점 특허 획득을 위해 중국 내 사업 성공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홍대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세계 최대 면세점 업체인 스위스 듀프리(Dufry), 중국 최대 여행사인 완다(萬達)그룹 여행사와 제휴해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랜드그룹은 5000여개의 매장, 2만명의 상인이 밀집한 홍대 상권의 도약을 위해 상생(相生)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7300여개 중화권 매장과 각국 주요 여행사를 활용해 홍대 상권을 해외에 알려 새 관광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면세점 외부에 야외 공연장을 설치해 젊은 예술가와 인디 밴드의 공연 무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송도 시내면세점 사업을 추진했지만 명품 브랜드 유치에 실패해 사업을 중도 포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면세점 심사 평가시 운영능력의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