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7.14 09:25
[네이버·다음카카오·NHN·레진 등 해외시장 본격 노크]
네이버, 北美 서비스 확대… NYT 등 언론서도 큰 관심, 레진도 日 유료서비스 시작
스마트폰·태블릿PC 늘며 한국식 웹툰 서비스 주목, 전체 만화시장의 10% 차지
네이버는 이 스탠 리(Lee) 마블코믹스(이하 마블) 명예회장과 손잡고 북미 지역의 '웹툰(webtoon·키워드)'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지난 7일(현지 시각) 밝혔다. 마블은 아이언맨·어벤져스·엑스맨 등 세계적인 히트 만화를 내놓은 업체다. 스탠 리 명예회장은 북미 지역의 신인 만화 작가를 발굴해 '라인 웹툰'에 작품을 연재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일 '스탠 리가 라인 웹툰을 돕는다'는 장문(長文)의 기사를 싣고 한국의 웹툰 서비스를 집중 분석했다.
한국산(産) 콘텐츠인 웹툰이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다음카카오·NHN엔터테인먼트·레진엔터테인먼트 등이 앞다퉈 미국·중국·일본 등 해외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한국산 웹툰, 콘텐츠 확산 나선다
해외 웹툰 시장 공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서비스를 직접 해외서 선보이는 '직접 진출'과 해외 플랫폼과 손잡는 '제휴 모델'이다. 네이버는 라인 웹툰을 통해 직접 진출을 선택했다. 일본·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에서 5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라인'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는 전략이다.
라인 웹툰은 현재 100여종의 작품을 서비스 중이다. 이 중 '신의 탑' '노블레스' '언터쳐블' '오렌지 마말레이드' 등 인기 웹툰은 4개 국어로 번역해 제공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아예 처음부터 일본에서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3년 10월 '코미코'라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대만·한국·태국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 코미코 앱(응용 프로그램)의 내려받기(다운로드) 횟수는 1300만건이 넘는다.
한국 시장에서 유료 웹툰 서비스를 정착시킨 레진엔터테인먼트도 13일 일본 시장에 유료 서비스를 내놓는다.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무료로 시범 서비스를 한 결과 조회수 500만건 이상 기록하는 등 호평을 얻어 유료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 회사 한희성 대표는 "올해 안으로 미국 등 다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해외 업체와 제휴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중국 텐센트·차이나모바일과 손을 잡았다. 중국 업체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나 콘텐츠 서비스에 한국 웹툰을 번역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확산에 웹툰 시장도 커져
스마트폰·태블릿PC 등이 보급되면서 만화를 종이책 대신 모바일 기기로 보는 사람은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69억8900만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만화 시장에서 웹툰 등 디지털 만화가 7억3300만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만화 시장의 10.4%가 웹툰인 셈이다.
한국 웹툰은 짧은 분량을 주 1∼2회씩 연재하고, 무료 서비스가 많은 점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수익은 웹툰 옆이나 아래에 붙는 광고나 캐릭터 판매 등으로 벌어들이는 구조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온라인에서 만화를 볼 때도 전자책처럼 직접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반 종이 만화책을 그대로 옮겨놓은 미국·일본의 온라인 만화 서비스와 형식도 차별화했다. 종이만화 스타일은 온라인에서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읽어야 하지만 처음부터 디지털로 제작된 한국 웹툰은 화면을 아래로 내려가면서 단숨에 볼 수 있어 편리하다.
김준구 네이버 웹툰·웹소설 부문 대표는 "해외에서도 한국 웹툰 서비스의 편의성, 재미가 통하기 시작했다"며 "스마트폰·PC 등에 최적화된 웹툰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웹툰(webtoon)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를 뜻하는 카툰(cartoon)을 합해 만든 말. 2003년 포털 '다음'이 시작한 '만화 속 세상'이 세계 최초의 웹툰 서비스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