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지 입찰에 몰리는 '개미들', 왜?

    입력 : 2015.07.21 10:44

    15일 실시된 인천 서창2지구 일반상업용지 및 근린생활시설용지 입찰에서 4개 필지가 낙찰됐다. 이 중 2개 필지는 개인이 입찰해 낙찰을 받았다. A(48)씨는 100억원을 써내 일반상업용지 1개 필지를 거머쥐었다.


    10일 인천 영종하늘도시 상업 및 업무용지 토지 입찰에선 11개 필지가 주인을 찾았다. 이 중 법인 사업자가 신청한 것은 3건에 불과했고, 나머지 8개 필지는 모두 개인 낙찰자에게 돌아갔다. 평균 낙찰가는 28억9645만원. 최고가 낙찰자는 B(79)씨로, 57억7245만원을 쓰고 일반상업용지 1개 필지를 가져갔다. 8개 필지를 낙찰 받은 투자자들은 37세부터 79세까지로 다양했다.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조감도. /LH 제공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백억원대까지 동원해 상업용지를 낙찰 받는 큰 손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토지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들은 대체 누구고 또 어떤 이유로 투자에 나선 것일까.


    20일 업계에 따르면 상업용지에 투자하는 개인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먼저 개발 사업에 관심이 있는 자산가들이 꼽힌다. 이들은 기업체를 운영해 자산을 축적하거나 빌딩 등 부동산을 굴려 수익을 얻는 사람들이다. 기본적으로 자금력이 있는 데다, 보유 부동산이 많아 담보대출을 늘릴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에 상업용지에 적극 뛰어드는 것이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50억~100억원 규모 중소형 빌딩을 물색하는 자산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일반상업용지에는 상가뿐 아니라 오피스나 주거용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들이 눈길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위례신도시 등 새로 조성된 신도시에 아파트와 기반시설이 들어서는 등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강남 등 도시화된 기존 지역보다 수익률이 더 낫다는 인식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부동산개발업체 신영 관계자는 "강남에서 투자를 하던 사람들이 주요 신도시로 투자처를 바꾸는 현상이 최근 나타나고 있다"면서 "강남에서 땅을 살 돈이면 신도시에선 땅 위에 건물을 신축해 분양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택지지구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지자체로부터 토지보상금을 받은 토지 소유주들도 상업용지에 몰려들고 있는 주요 축이다.


    토지보상금은 보통 금액이 수십억원이 넘고, 특성상 부동산 시장에 재투자될 가능성이 높다. 토지보상으로 현금이나 어음 대신 땅으로 받는 '대토(代土)보상'을 받은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더 그렇다는 것이다.


    낙찰받은 용지를 프리미엄(웃돈)을 받고 전매하려는 투자자들도 있다. 현재 상가용지는 건물을 짓지 않은 상태에서 토지를 매매할 때는 분양가 이하로만 팔 수 있지만, 법망을 피해 이득을 거두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상가용지나 근린생활시설용지와 같은 경우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일부 선호 지구의 경우 낙찰가가 1억이라고 가정하면 5000만원의 웃돈이 바로 붙는 경우가 많다"면서 "규제를 피하기 위해 토지 위에 건물을 지은 뒤 웃돈을 붙여 팔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부성 부동산테크연구소 소장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고,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투자 대상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 과거 외면받던 상가용지의 가치가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가용자금이 있는 개인 투자자들까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