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7.23 09:34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107조, 연금도입 9년만에 100兆 돌파
주식형 퇴직연금펀드 입소문 타고 자금 유입
상반기 평균 수익률 13%… 주식형 펀드보다 성적 좋아
퇴직연금펀드가 몸집을 키우고 있다. 올 들어서만 1조5000억원이 몰렸다. 퇴직연금펀드는 근로자가 은퇴에 대비하기 위해 재직 중 가입하는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하는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퇴직연금펀드는 채권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은 상품이 대부분이며, 다만 최근에는 주식 자산에 투자하는 비중이 높은 퇴직연금펀드에도 입소문을 타고 자금이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107조원 규모로 성장한 퇴직연금시장
국내 퇴직연금시장 규모는 지난 2~3년 동안 빠르게 증가해왔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107조6870억원을 기록했다. 퇴직연금제도 도입 이후 9년 만에 100조원을 돌파했다. 2012년 퇴직연금시장 규모는 2011년에 비해 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2013년에는 1조1000억원, 지난해에는 1조5000억원이 늘어나는 등 매년 4000억~5000억원씩 증가하고 있다.
퇴직연금펀드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상품별로 올해 KB자산운용의 'KB퇴직연금배당40자(채혼)C'로 6076억원,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이스트스프링퇴직연금업종일등40자[채혼]C'로 1397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다이나믹자 1(채권)종류C'로 1063억원이 순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워낙 금리가 낮다 보니 다소 수익률이 높은 채권혼합형 상품 위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금씩 인기 얻는 주식형 퇴직연금펀드
퇴직연금펀드는 채권형과 채권혼합형이 전체 자산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주식을 담는 펀드보다는 채권을 담는 펀드가 압도적으로 많다. 노후자금을 담다보니 안전한 곳으로 돈을 넣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을 찾는 사람이 생기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주식형 퇴직연금펀드로 532억원이 들어왔는데, 절반 정도인 232억원이 이달 들어 유입됐다. 펀드별로 보년 KB자산운용의 'KB퇴직연금배당자(주식)C'로 227억원, '미래에셋퇴직연금가치주포커스자 1(주식)종류C'로 210억원이 들어왔다.
올 상반기 주식형 퇴직연금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3.1%다. 같은 기간 채권혼합형 퇴직연금펀드는 5.12%, 채권형 퇴직연금펀드는 1.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형 퇴직연금펀드는 국내 주식형 펀드(9.9%)와 해외 주식형 펀드(11.8%)보다도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주식형 퇴직연금펀드 가운데 '메리츠코리아퇴직연금자[주식]종류C'가 38%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어 '삼성퇴직연금코리아중소형자 1[주식]_C'(35.8%), '동양퇴직연금가치 자 1(주식)'(26.3%), '한화100세시대퇴직연금코리아레전드자(주식)'(25%)가 뒤를 이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주식형 퇴직연금펀드는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거래 수수료가 낮고, 환매와 설정이 수시로 일어나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달리 장기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장이 좋을 때 펀드 매매 비용이 덜 들어가면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형 퇴직연금펀드 제도 개선 혜택
최근 관련 제도가 다소 바뀌면서 앞으로는 주식형 퇴직연금펀드로 더 자금이 몰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주식형 퇴직연금펀드에 대한 환매수수료를 폐지하고 지난 9일부터 내가 스스로 연금 적립금을 운용해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얻는 확정기여형(DC)과 퇴직연금의 개인형퇴직연금(IRP) 위험자산 투자비중 한도를 기존 40%에서 70%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