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족'用 모바일 대출 봇물... 신용 7등급도, 2000만원까지 간편

    입력 : 2015.07.24 09:38

    [M+ 대해부] 은행마다 5%~10% 中금리 대출 내놔


    20대 중반의 새내기 직장인 김모씨는 월세 보증금이 모자라 연 19% 이자를 내고 카드론 대출을 200만원 받아 쓰던 중 직장 동료로부터 이보다 훨씬 싼 이자로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동료는 최근 휴대폰으로 신청하는 우리은행의 '위비(WiBee) 모바일 대출'(위비 대출)로 연 8% 대출을 받았다고 했다. 대학생 시절 휴대폰 사용료 연체를 몇 차례 하고 카드론 대출까지 있는 김씨는 신용등급이 5등급(신용등급은 1~10등급까지 있고 숫자가 작을수록 신용등급이 좋음)이어서 은행 대출을 받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이 대출은 7등급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김씨는 '위비뱅크' 앱을 검색해 내려받은 후 대출을 신청했고, 5분 만에 연 7% 금리로 700만원 대출 승인이 났다.



    은행들이 비교적 간단히 받을 수 있는 휴대폰용 중(中)금리 대출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초저금리로 나빠진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조치다. 우리은행이 지난 5월 위비 대출을 처음으로 출시한 후 신한·하나은행이 차례로 모바일 중금리 대출을 내놓았고, 기업은행도 은행 창구에서만 받을 수 있던 대출들을 모바일로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바꿨다. 은행별 전략에 따라 대출 대상, 금리, 상환 방법, 필요 서류 등이 천차만별인 모바일 대출을 머니섹션 M플러스가 대해부했다 .


    ◇우리은행 '위비 대출' 5분 만에 '승인'


    국내 시중은행 모바일 대출 '1호'인 우리은행의 위비 모바일 대출은 신청 방법이 비슷한 대출 중에 가장 간단하다. 원래 우리은행 계좌가 있는 사람은 휴대폰에 우리은행의 모바일뱅킹 앱인 '위비뱅크'를 내려받아 공인인증서로 대출을 신청하면 5~10분 정도 지나 대출 승인이 난다. 우리은행 거래자가 아니라면 신분증을 사진으로 찍어 전송하면 되는데, 이 역시 모두 앱에서 가능하고 서너 시간 안에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신용등급 7등급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100만~1000만원을 빌려준다. 금리는 연 5.95~9.75%로 은행 신용대출보다는 높지만 저축은행 대출이나 카드론 서비스보다는 낮다.


    대출을 받은 후 만기를 연장해가며 이자만 갚을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과 달리, 6개월이 지나면 원금 상환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은 돈이 빠듯한 직장인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다. 상환 방법은 6개월 동안 이자만 내고 이후에 12개월 동안 원리금을 나눠 갚거나, 대출 후 바로 12개월 원리금 분할 상환을 하는 두 가지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600만원을 대출받았다면 매달 50여만원을 갚아야 한다는 뜻이다. 여윳돈이 생겨 한꺼번에 돈을 갚기 원할 때 중도 상환 수수료가 없다는 점은 장점이다.


    ◇직장 초년병 위한 신한은행 '스피드업' 대출


    신한은행은 이 은행과 거래하는 새내기 직장인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모바일 뱅킹 앱 '스피드업(Speedup)' 전용 대출을 지난 6월 내놓았다. 재직 기간 6개월이 넘은 직장인을 위한 '스피드업 직장인 신용대출'과 재직 기간 6개월 미만인 직장 초년병을 위한 '스피드업 새내기 직장인 대출'이다. 신용등급 7등급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직장 초년병은 신용등급이 좋지 않아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고 이 돈을 연체해 다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이들을 위해 특화된 중금리 대출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두 대출의 금리와 한도엔 차이가 있다. '스피드업 직장인 대출'은 연 5.34~6.64% 금리에 500만원까지, '스피드업 새내기 직장인 대출'은 연 6.84~7.64%에 300만원까지 빌려준다. 직장인이라는 점을 믿고 빌려주는 대출이니만큼 증빙 서류가 몇 개 필요하다. 건강보험 자격득실 확인서, 건강보험료 납부확인서, 연금산정용 가입내역 확인서 등을 팩스로 보내야 한다. 이 서류들은 건강보험·국민연금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신한은행에 팩스로 바로 보내준다.


    '스피드업 직장인 대출'의 경우 만기 일시 상환을 선택하고 만기를 연장할 수도 있어 원금 상환이 부담되는 사람에겐 유리하다. 분할 상환(12개월 혹은 24개월) 방식도 선택할 수 있다. '스피드업 새내기 직장인 대출'은 12개월 원금 분할 상환 방식만 가능하다. 두 대출 모두 중도 상환 수수료는 없다.


    ◇하나은행 '이지세이브론' "5년간 갚으세요"


    하나은행의 '이지세이브론'은 직장인과 사업자 모두를 대상으로 했다. 휴대폰용 대출로 개발했지만, 모바일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위해 오프라인 대출도 동시에 내놓았다. 모바일로 받을 경우 금리가 0.2%포인트 싸다.


    대상은 3개월 이상 급여 또는 사업 소득이 있는 하나은행 거래자이다. 신용등급 7등급까지 대출을 해주며 금리는 6~10%대다. 연소득의 30% 이내에서 최대 2000만원을 빌려준다. 60개월까지 원리금을 길게 나누어 갚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소득금액증명원, 재직증명서, 사업자등록증 등을 팩스로 제출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아이원(i―ONE)'을 이달 초 출시하면서 지점에서 다루던 '아이원 근로자생활안정자금 대출'과 예금담보대출 등을 모바일로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이원 근로자생활안정자금'은 근로복지공단 보증서를 통해 근로자 생활안정자금, 임금 체불에 따른 생계비 등으로 금리 연 1~3%에 600만~2000만원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기업은행의 예·적금이나 중소기업금융채권 상품에 가입돼 있다면 이를 담보로 '아이원 스피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5000만원(계좌당 4000만원)까지 가능하고 금리는 '예금 금리+1.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