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7.28 09:59
국내 30대 그룹의 영업이익 수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보다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수준을 보여주는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의 반토막 수준에 불과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물건을 팔아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밑지는 장사'를 몇 년 째 반복하고 있다는 의미다.
28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순위 30대 대기업 그룹(공기업 제외)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57조5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의 60조1700억원보다도 4% 이상 적은 규모다.
30대 그룹의 영업이익은 2010년을 정점으로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88조2500억원에서 2011년 82조3900억원, 2012년 76조1600억원, 2013년 70조4000억원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57조5600억원)은 전년 대비 13조원 가량 급감했다.
'이익이 나는 장사를 얼마나 했는지'를 보여주는 영업이익률은 작년 4.3%에 그쳤다. 2008년 6.7%보다 2.4%포인트나 낮았다. 영업이익률은 2010년 7.9%까지 개선되고선 하향 곡선을 그려 4년 새 거의 반토막이 났다.
그룹별로 보면 16개 그룹의 영업이익이 2008년보다 줄어들었다.
우선 LG그룹이 2008년 6조6100억원에서 지난해 4조6900억원으로 감소했다. 포스코그룹은 7조2000억원에서 3조1200억원으로 줄었다.
현대중공업그룹(-5.0%)과 KT(-1.1%), 현대그룹(-0.60%), S-Oil(-0.90%), 동국제강(-0.20%) 등은 지난해 적자로 전환하며 영업이익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외에도 상당수 그룹들이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포스코그룹의 영업이익률은 2008년 15.9%에서 지난해 4.4%로 낮아졌고, LG그룹은 7.8%에서 4.0%로, GS그룹은 3.8%에서 0.3%로 각각 하락했다.
신세계그룹의 영업이익률도 2008년 9.0%에서 지난해 6.3%로, 대우조선해양은 8.9%에서 3.1%로, LS그룹은 6.3%에서 2.7%로 각각 떨어졌다.
2008년과 비교해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그룹은 삼성과 현대차, 한진, 부영, 미래에셋 등 5곳뿐이었다.
하지만,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도 영업이익률도 2010년과 2011년 고점을 찍고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의 영업이익률은 2010년 11.0%를 기록한 후 2012년 9.7%, 2013년 8.9%, 지난해 6.4% 등으로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은 2011년 8.7%에서 2012년 7.8%, 2013년 7.2%, 작년 6.9% 등으로 떨어졌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대기업들은 대체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환율 방어와 내수 살리기 등 정책으로 2012년까지 호황을 누리다가 최근 3∼4년간은 수출과 내수의 동반 침체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