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왕자의 亂] 아버지 눈밖에 난 신동빈, 총괄회장 지분 형이 받으면 그룹 승계 '시계제로'

    입력 : 2015.07.29 10:06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란이 하루천하로 끝났지만, 롯데가의 경영권 분쟁 불씨는 남아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 싸움에서 승리했지만 출혈이 너무 크다.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인 신격호 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에서 해임시킨 만큼 아버지의 눈밖에 났을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경영권 승계가 상당히 불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신격호 회장의 그룹 보유 지분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넘어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형제간 그룹 승계 싸움은 훨씬 복잡해진다. 또 지금까지 해왔던 신동빈 회장의 그룹 승계 작업도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현재 한국 롯데는 형제 간 지분이 비슷하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이 13.46%, 신동주 전 부회장이 13.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조선일보DB


    이 밖에 롯데제과에서는 신동빈 5.34%에 신동주 3.95%, 롯데칠성에서는 신동빈 5.71%와 신동주 2.83%, 롯데푸드에서는 신동빈 1.96% 신동주 1.96% 등이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모두 한국 롯데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경영권의 일본 롯데홀딩스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비상장사라 이들 형제가 얼마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28%, 포장자재 판매기업인 광윤사라는 기업이 22%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의 나머지 50%는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데, 이 지분 중 일부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지분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은 광윤사 지분이다. 광윤사는 일본 도쿄 신주쿠에 있는 소규모 포장재 회사다. 광윤사 지분은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29%씩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 지분은 3% 정도지만, 12% 지분율을 가진 우리 사주가 신동빈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추정된다. 올해 1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내 임원직을 모두 상실한 것도 신동빈 회장이 광윤사 임원들을 움직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결국 광윤사 지분은 신동빈 회장이 유리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8%를 넘겨주면 그룹 경영권 승계가 어떻게 흘러갈 지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진다. 또 신동빈 회장을 축으로 한 한일 롯데의 일체 경영 강화는 사실상 물건너간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그룹이 분리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다시 한번 동생의 경영권 승계에 반기를 들면, 적당한 선에서 형제 간 타협이 이뤄질 것이란 얘기다. 전처럼 한국롯데와 일본롯데가 분리돼 운영되거나, 주력과 비주력 계열사를 나눠 지분 정리와 함께 빅딜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겉으로는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보이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의 영향력도 여전한 상황"이라며 "현재 아버지인 신격호 회장이 장남 편을 든 만큼 어느 쪽이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