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03 09:11
[최근 무조건 카드 출시 봇물]
신한 심플+, 0.7% 캐시백
'삼성 4' '현대 제로'는 이용액의 0.7% 깎아줘
우리·롯데·하나도 비슷
"혜택 잘 챙기는 소비자엔 업종별 특화된 카드가 이익"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버스·지하철 등 교통비부터 팀원들에게 가끔씩 사는 밥이나 최근 재미를 붙인 골프용품 '해외 직구'까지 다양한 용도로 신용카드를 사용한다. 그런데 박씨는 한 달에 신용카드로 80만원가량을 쓰면서도 별다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박씨가 쓰는 카드는 주유비 할인에 초점이 맞춰진 카드이기 때문이다. 지인의 부탁으로 카드를 만든 뒤 별생각 없이 쓰고 있다. 박씨는 "자동차는 주말에만 잠깐 사용하기 때문에 주유비로 결제하는 돈은 크지 않지만, 혜택을 따져보기 복잡해서 그냥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처럼 카드를 많이 쓰면서도 별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은 최근 카드사들이 속속 내놓고 있는 '무조건 혜택 카드'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해봄 직하다. '무조건 혜택 카드'는 카드사가 모든 가맹점에서 카드 사용액에 비례해 할인 또는 포인트 적립 혜택을 주는 매우 단순한 카드이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30일 'Simple+(심플 플러스)'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전월 이용 실적이나 적립 한도 등에 대한 제한 없이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이용금액의 0.7%를 캐시백해주고, 음식점, 편의점, 할인점 등 '생활 밀착형 가맹점'에서 2만원 이상 결제 시 1000원 미만의 잔돈 할인 혜택을 월 10회까지 제공한다. '심플 플러스' 카드는 '무조건 할인'을 무기로 200만장가량 발급되며 인기를 끌었던 'Simple(심플)'카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KB 국민카드도 같은 날 'KB 국민 ONE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 역시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이용 금액의 0.7%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주말, 공휴일에는 기본 적립 0.7%에 0.5% 추가 적립을 제공한다.
지난 4월 배우 유해진씨가 광고모델로 등장해 화제를 모은 삼성카드의 '삼성카드 4'도 '무조건 혜택 카드'의 대표 주자다. 유씨가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라고 한 대사는 소비자의 마음을 잘 표현한 광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카드 4' 는 모든 가맹점에서 기본 0.7%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10만원 이상 결제 시 추가로 할인 혜택을 받아 이용금액의 1%를 할인받을 수 있다.
'무조건 혜택 카드'의 원조 격인 현대카드 'Zero(제로)'의 인기 역시 꾸준하다. 2011년 11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60만장가량 발급된 이 카드는 어느 가맹점에서나 이용금액의 0.7%를 할인받을 수 있고, 음식점·커피전문점·대형할인점 등에서 이용 시 0.5% 추가 할인이 더해져 할인율이 1.2%로 높아진다.
우리카드의 '다모아 포인트 카드'나 롯데카드의 '포인트플러스 GRANDE 카드', 하나카드의 '스마트 DC'카드 등도 이용 금액의 0.6~0.7%를 포인트 적립이나 청구 할인 등으로 소비자에게 되돌려 준다.
다만, 지금까지 카드별로 실적과 혜택을 철저히 관리하는 소비자에게는 이러한 '무조건 혜택 카드'가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사용 실적에 관계없이 전 가맹점에서 할인이나 적립이 되는 만큼 업종별로 특화된 카드에 비해서는 할인율·적립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가지고 있는 카드들의 혜택을 잘 파악하고 있고, 이에 맞춰 카드를 쓰고 있는 소비자는 지금처럼 업종별로 특화된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