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07 09:19
올 들어 서울 주택 임대차(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가릴 것 없이 모두 월세 거래 비중이 늘었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3464건으로 이 중 월세거래가 4745건으로 월세 거래 비중이 34.7% 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2011년부터 조사를 시작한 이후로 7월 최고치이면서 올해 최고치이기도 하다.
올해 1~7월까지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0만9480건으로 이중 월세가 3만4266건을 차지해 월세 거래 비중이 31.3%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이후 역시 최대치다. 올해 들어서 월세 거래비중은 1월 27.8%, 2월 28.72%, 3월 31.19%로 높아져 5개월 연속 30%를 웃돌고 있고 다달이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올해 빌라 전·월세 거래에서도 월세 비중은 37.19%로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1~7월 모두 35%를 웃돌았고 7월에는 38%까지 높아졌다. 단독주택도 올해 전·월세 거래 중 월세가 51.9%를 차지했고 7월에는 53.8%로 올들어 가장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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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월세 거래량을 조사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월세 거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월세 거래 비중은 해마다 높아졌다. 2014년에는 전·월세 거래량이 18만755건으로 2013년보다 2만4145건이 늘어난 가운데 월세 거래 비중은 22.9%에서 24.2%로 증가하기도 했다. 그나마도 25% 아래에 밑돌던 월세 비중이 올해 들어 30%를 넘어서게 됐다.
시장 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이 늘어났는데, 소형아파트만이 아니라 최근에는 중형, 중대형 아파트에서도 반전세가 늘어나 월세 거래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서민들만 월세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중산층도 월세를 선택하는 일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강남 고가 아파트들도 최근에는 전셋값을 억단위로 높이거나 월 100만원이 넘는 월세를 받으려는 집주인들이 늘었다.
매매시장 활성화, 임대차 시장 선진화 등을 목표로 박근혜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펼쳤지만 결과적으로는 서민층과 중산층 모두에게 부담이 늘어나는 결과가 됐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정부 정책 기조가 전세물량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전세 물량 증대를 위한 정책은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는 오히려 월세 시장으로의 변화를 거스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월세 관련 통계를 손보고 있다. 이와 함께 월세 세액공제 확대, 임대공급 확대를 위한 임대사업자 세제혜택 등의 카드를 꺼내놓고 있다. 하지만 단기에 서민 부담을 줄일 수 있을만큼 효과를 볼진 미지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시장은 입주물량이 확대된다고 해서 월세로의 전환을 막을 수는 없다"며 "입주물량이 많아지는 2~3년 후에도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월세거래 증가 현상은 올해 가속화되면서 2016년에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2016년 부터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매수에 나서는 것도 부담이 되고, 전세물량은 계속해서 줄어드는 상황에서 월세 거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수요자는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은 현상이 이어지면 교육비와 주거비 부담으로 인해 소비가 둔화되고 노후대비를 위한 저축마저 어려워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