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구글 넥서스로 위기 탈출 노린다

    입력 : 2015.08.07 09:50

    [LG전자, 구글 손잡고 넥서스폰 10월 출시]


    구글 최신 OS 데뷔폰 넥서스, 안드로이드페이도 최초 탑재
    "기술력·마케팅 측면서 이득"
    2분기 영업益 고작 2억원… 수퍼 프리미엄폰도 선뵐 듯


    LG전자가 구글과 손잡고 올 10월쯤 전략 스마트폰인 '넥서스(Nex us)'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6일 알려졌다. 넥서스폰은 구글이 제조사와 함께 공동 개발하는 스마트폰이다. 특히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가장 먼저 탑재해 일종의 '표준 가이드'가 되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LG전자는 넥서스폰 공동 개발이 스마트폰 사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공략과 기술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LG 스마트폰, 구글 손잡고 반등 노려


    현재 LG의 스마트폰 사업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작년만 하더라도 전략 스마트폰 'G3'의 성공에 힘입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3161억원 흑자(黑字)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4월 출시된 전략 모델 'G4'는 경쟁작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6, 애플 아이폰에 밀려 별로 힘을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장점유율도 작년까지 3위 수준을 지키다가 올해는 중국 화웨이·샤오미에 밀려 5위로 떨어졌다. 올 2분기에는 스마트폰 1410만대를 팔고도 영업이익은 2억원에 그쳤다. 사실상 적자와 다름없다.



    이런 상황에서 LG가 넥서스폰을 출시하기로 한 것은 실적 부진의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업계는 본다. 특히 구글도 넥서스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에 지원사격을 아낌없이 퍼붓기 때문에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구글은 넥서스폰을 개발할 때 삼성전자·LG전자·모토로라 등 다양한 제조사와 손을 잡는다. LG는 2012년 넥서스4, 2013년 넥서스5를 출시한 바 있다. 이 중 넥서스5는 5인치 화면 크기의 스마트폰으로 깔끔한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으로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북미, 유럽, 한국 등에 출시된 이 제품은 지금까지 수백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작년 모토로라를 통해 넥서스6를 선보였고, 올해는 다시 LG와 손잡았다. 이번에 공개하는 넥서스 신제품에는 신형 OS '안드로이드 M'이 처음 탑재될 예정이어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올 5월 시제품을 공개한 안드로이드 M은 지능형 검색 서비스 '구글 나우'의 최신 버전과 기존 대비 2배 이상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려주는 기능이 들어있다. 또 구글의 간편 결제 서비스 '안드로이드 페이'와 지문 인식 기능도 들어갈 예정이다.


    ◇넥서스와 수퍼 프리미엄 폰으로 쌍끌이 전략


    넥서스폰은 기술 개발, 수익성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초기부터 OS 개발사인 구글과 밀접하게 협력하기 때문에 다른 스마트폰 업체보다 신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여기서 확보한 기술 노하우는 LG전자의 다른 스마트폰에도 적용 가능하다.


    대표적인 제품이 G3다. 당시 LG전자는 2013년 넥서스5를 개발하면서 습득한 기술을 이듬해 선보인 G3에 적용했다. G3는 당시 구글의 디자인 지침이 공개되기 전인데도 이를 대거 적용해 눈길을 끌었다. 넥서스폰과 별도로 올 10월 출시 예정인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에도 이런 노하우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나치게 구글 의존도가 높아지면 회사 경영에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과거 대만 HTC가 구글과 가장 가까운 제조업체로 꼽혔지만 구글이 삼성·LG 등으로 파트너를 바꾸자 시장점유율과 영향력이 급감한 바 있다.


    LG전자는 이를 고려해 보통 350달러 안팎에 출시되는 넥서스폰과 더불어 '수퍼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란 신제품으로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펼 계획이다. 중·저가 시장은 넥서스폰으로, 고가(高價) 시장은 전략 스마트폰으로 공략하는 방식이다. 정옥현 서강대 교수(전자공학)는 "구글과 손잡고 제품을 개발하면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배우고 마케팅 지원을 받는다는 점에서 실(失)보다 득(得)이 많다"면서 "이를 계기로 LG전자 스마트폰이 더욱 자생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