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지원금 10억 쾌척한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인구가 많아야 경기 살아나"

    입력 : 2015.08.10 09:43

    "2007년 비행기 안에서 2060년이 되면 한국 인구가 700만명 줄어든다는 내용의 신문 기사를 봤는데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나 같은 기업 하는 사람들에게는 국민이 줄어든다는 것은 소비자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결국 경기가 나빠지고 기업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요."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63·사진)은 7월 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천호식품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출산 장려운동을 펼치는 이유에 대해 "세계 인구는 36% 증가한다는데 우리는 13% 줄어 부산 같은 대도시 2개가 없어지면 기업은 결국 어떻게 되겠느냐"며 출산 장려 캠페인을 펼치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 회장이 6년 전부터 '세 자녀 낳기' 출산 장려 캠페인에 쏟아부은 지원금이 최근 총 10억원을 넘어섰다. 그는 2003년 다음에 개설한 카페 '뚝심이 있어야 부자가 된다' 회원 9만3000여명 중 셋째 아이를 낳은 가정에 200만원씩 총 500명 가족 이상에게 출산 장려금을 지급했다.


    김 회장은 "사비를 털어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쓴 책 '10미터만 더 뛰어 봐'에서 나오는 인세와 강연료, 방송 출연료 등을 모두 출산 장려금으로 사용한다.


    김 회장은 회사에서도 출산 장려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첫아이를 낳으면 100만원, 둘째 아이는 200만원, 셋째를 낳은 직원에게는 일시불로 500만원을 주고 24개월간 30만원씩 총 1220만원을 준다.


    김 회장은 "400여 명의 천호식품 직원 중 세 자녀 이상 낳은 직원이 10명 정도에 불과해 출산 장려가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며 "그 만큼 아이를 키우기 힘들고 세상살이가 팍팍해져다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출산의 힘을 믿었다. 세 자녀 이상 가진 부모는 양육을 위해 삶에 한층 적극적이 될 수밖에 없어 아이가 적은 가정보다 더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산아제한 정책이 필요했던 다자녀 시대에 한국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도 삶에 대한 긍정의 에너지가 국가경제를 이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의 삶도 희망과 긍정적인 사고가 만든 결과물이다. 김 회장은 "스물네살에 제대하고 고향인 경남 고성에서 한 학습지의 지국을 맡아 첫 사업을 시작했다. 매일 100㎞를 자전거로 달려 90명이던 회원을 두 달 동안 550명으로 늘릴 수 있었던 것도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아들이 가족을 위해 성공해야 한다는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의 희망과 열정은 IMF 외환위기로 거덜난 회사를 되살리기도 했다. 김 회장은 "매일 소주 한병과 커다란 도시락용 소세지 하나로 하루를 버티면서도 매일 파이팅을 외치고 휴대폰 화면과 벽에 '못 팔면 죽는다'고 써붙였다"며 "차 안이나 길에서 만난 사람에게 전단지를 뿌릴 수 있었던 것도 성공해야 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긍정적인 삶을 살기를 원했다. 김 회장은 "만나는 사람마다 3000원어치 로또 복권을 주고 연말이나 새해 집이 있는 부산 해운대를 찾아 행운의 2달러 지폐를 나눠주는 것도 긍정적인 믿음이 확산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경기와 관련해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며 “경기가 나쁠수록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경영을 해야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친 기자에게도 "당첨이 되면 당첨금의 10%는 잊지 말고 출산 장려 캠페인에 기부하고 나머진 그동안 하고 싶지만 못했던 일에 싶은데 쓰라"며 희망의 로또 3000원어치를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