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21 09:36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일주일 만에 귀국함에 따라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형제 간 경영권 분쟁으로 추락한 그룹 이미지 개선 등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 17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리하면서 '원롯데, 원리더' 체제를 공식화한 상태다. 신 회장은 지난 1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 '법과 원칙에 의거한 경영에 관한 확인' 등 2개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중 '법과 원칙에 의거한 경영에 관한 확인'은 신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약속한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경영투명성 제고와 직결된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한국롯데 지주사격인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다.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가 경영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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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이 지난 11일 대국민사과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DB
롯데그룹 관계자는 전날 "롯데호텔 상장을 위해 국내외 10여개 증권사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곧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주관사가 확정되면 이후 관련 이사회 및 주주총회 개최 등을 통해 정관 개정 작업 등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진행된다.
중장기적으로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등으로 기업공개 대상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롯데 계열사중 상장사는 8곳에 불과하다. 또 비상장 계열사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자산 3000억원 이상의 모든 계열사에 사외이사를 두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롯데그룹 비상장 계열사의 90% 이상이 해당된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런 방안들을 포함한 대책을 논의하고 실행에 옮길 방침이다. 태스크포스에는 외부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기업 투명성 강화를 위해 가족의 부당한 경영 참여를 금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통과한 안건을 보면 기업과 가족의 분리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가족이나 외부의 힘(개인적인 지시나 의견)에 경영 전반이 흔들리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한 것이다.
경영권 분쟁으로 추락한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도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는 등의 대책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사재를 출현할지는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해야할 필요성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 등 가족 화해도 필수적이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홀딩스, L투자회사 등 그룹 지배구조에서 멀어지기는 했지만 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는 핵심 주주다. 고령이기는 하지만 창업주의 지지를 얻으면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경영권 분쟁의 또 다른 당사자인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18일 귀국 이후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