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국인 주택 구입규제 10년만에 완화

    입력 : 2015.08.28 09:50

    외국인의 중국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가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완화된다. 지난해 중국 경기둔화의 주범으로 꼽혔던 부동산 경기의 회복세에 탄력을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위안화 절하 등으로 자본 유출 심화가 우려되자 외자 유입을 촉진할 필요가 생긴 것도 이유로 거론된다.


    외자 부동산 시장 유입 유도


    한국인이 밀집한 베이징 왕징에 세워진 오피스텔 소호 사진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중국 상무부는 27일 웹사이트에 '주택도농건설부 등의 부동산시장 외자진입 관리 조정 관련 정책 통지'를 올렸다.해외 기구가 중국에 둔 분사나 사무소 또는 중국에서 일하거나 유학중인 외국인 개인이 자기가 사용하거나 직접 주거할 목적으로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게 골자다. 외국인 개인의 경우 1년이상 장기 거주기준으로 주거용 등으로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이 한 채로 제한돼 있었는데 이번 조치로 구매 주택수의 제한이 사라졌다고 중국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정부가 외자의 부동산 진입 규제를 마련 한 건 2006년 7월로 부동산투자 과열 억제차원이 강했다. 당시 한국의 부동산중개사등은 한국의 투자자들을 모아서 베이징 상하이 등지를 돌며 투자중개를 하는 게 유행하기도 할만큼 외국인들의 부동산투자 열기가 강했다.


    급기야 중국 건설부 등 6개 부처는 업무로 주재하거나 유학하는 기간이 1년 이상이 된 개인이 실제 사용하거나 자기 주거목적에 한해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조치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2010년 11월엔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외국인의 주택구매 수량을 한 채로 제한하는 등 부동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제는 지속적으로 강화됐다


    외자 개방에 부동산 회복세 탄력 받을까


    중국의 외자의 부동산 투자 규제 완화는 올초 개발 부문에서 이미 시작됐다.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상무부는 올 3월 '외국인투자가이드목록'을 개정하면서 토지개발,고급 호텔,고급오피스텔,국제 박람회장 등의 건설 경영 과 부동산 중개 등을 '투자제한 대상'에서 해제했다.


    출처:중국국가통계국


    중국의 행보는 우선 점차 고개를 들고 있는 부동산 경기회복에 탄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이 지난해 1990년 이후 24년만에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7.4%)을 기록한 배경에는 부동산 경기 악화가 있었다. 하지만 부동산경기는 올들어 1선 대도시를 중심으로 차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3년 26.6%에 달했던 중국의 주택판매액 증가율은 지난해 7.8% 감소로 돌아섰지만 올들어 7월까지 16.8%로 다시 증가세로 반전됐다.오피스텔 판매액도 지난해 21.4% 감소했지만 올들어 7월까지 2.1% 증가세로 돌아섰다.


    인민은행이 지난 6월에 이어 두달여 만에 금리와 은행 지급준비율을 동시 인하한 것이 부동산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양훙쉬(楊紅旭) 이쥐(易居)연구원 부원장은 “중기적으로 봤을 때, 금리와 지준율 인하의 최대 수혜자는 증시가 아닌 부동산 시장”이라고 단언했다.증시는 활황에서 불황으로 전환되어 리듬이 깨졌기 때문에 같은 정책을 시행하면 그 효과는 계속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금리 인하로 대출 비용이 줄어 기존 대출자들은 월 이자부담이 줄고, 신규 주택 구매자들도 비용감소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100만 위안을 20년만기로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았다면 지난해 11월 이후 단행된 5차례의 금리인하로 덜게 된 이자비용 부담이 월 800위안에 달한다"(부동산중국망)는 분석도 있다.


    금리인하에 비해 이번 외자 규제 완화의 부동산 경기부양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과거에 비해 아파트관리비 등이 크게 올라 부동산 임대에 따란 기대수익이 예전에 비해 크지 않아 외국인의 투자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부동산 경기는 대형 도시의 경우 회복 속도를 높이는 반면 3,4선 중소 도시의 부동산 경기회복은 지체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부동산에 대한 외자의 투자 규제 완화가 이 같은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된다. 부동산 경기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이가 주목된다.


    중국의 이번 행보가 부동산 경기부양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부동산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주고 최소 중국의 시장 개방에 대한 의지를 과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