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28 10:02
[이번주부터 원서 접수 들어가… 좁은 門 뚫으려면]
한화·GS 40~50% 채용 확대, SK·롯데 "작년보다 많이 뽑아"
6大 시중銀도 1200여명 선발
- 하반기 채용 전형 특징
지원자 실질적 직무 역량 중시, 역사 등 인문학적 소양 강조
전공 외에 시사적 안목도 중요
올 하반기 대졸 신입 사원 공채(公採) 시즌이 막(幕)을 올렸다. 10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현대중공업이 이달 31일부터 원서를 접수하며, 삼성·현대자동차·LG·롯데그룹도 다음 달 입사 지원서를 받는다.
금융기업들은 이번 주부터 대졸 신입 사원 채용 접수를 시작했다. 대기업은 박근혜 정부의 '청년 고용 절벽 해소' 정책 부응 차원에서 올 하반기 대졸 신입 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소폭 늘리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하지만 중견·중소기업들은 경기(景氣) 침체 장기화로 지난해보다 채용 인원을 줄일 전망이다.
◇SK·롯데·GS·한화, 대졸 채용 늘려
본지가 27일 10대 그룹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올 하반기에 1만6000명 이상 대졸 신입 사원을 뽑을 계획으로 분석됐다. 이는 작년 하반기(1만5000여명)보다 최소 6% 넘게 늘어난 수치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50% 늘어난 600명을 뽑기로 결정했다. 연내에 시작하는 서울 시내 면세점과 연내 가동 예정인 충북 음성·진천 태양광 관련 공장 근무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GS그룹도 하반기 채용 인원을 40% 이상 늘렸다.
SK그룹도 최태원 회장 지시로 채용 확대를 전제로 올 하반기 채용 계획을 다시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 관계자는 "최소한 작년 하반기 대졸 신입 사원 입사자(1300명)보다는 많이 뽑는다는 게 확고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역시 지난해 하반기(1300여명)보다 늘리기로 결정했다.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와 비슷하다.
최근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온 금융기업들도 채용 인원을 대체로 늘린다.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6대 시중은행의 연말까지 공채 선발 인원(대졸·고졸자 합계)은 1200명에 달한다.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에 지난해 연간 채용 규모(355명)와 맞먹는 350여명을 뽑는다. 하지만 취업 포털 사이트인 인크루트가 872개 상장(上場)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올 하반기 채용 규모를 작년 하반기 대비 26.4%, 4.6% 각각 줄일 것으로 파악됐다.
◇실무 역량 중시… 時事·역사 능력 중요
하반기 채용 관문에서 가장 큰 특징은 실질적인 직무(職務) 역량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4대 기업 인사 담당 임원은 "토익은 기본 점수만 있으면 입사에 전혀 지장이 없다"며 "그보다는 실질적인 직무 역량 평가를 중시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상당수 대기업은 지원자 직무 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전형 방식을 대폭 개편했다.
특히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 공채부터 사실상 서류 전형인 '직무 적합성 평가'를 통과한 사람만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볼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올해 새로 도입하는 '창의성 면접'에서도 '직무 적합도(適合度)'를 집중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SK·LG그룹은 입사 지원서에서 직무와 무관한 어학 성적, 자격증, 수상 경력, 어학 연수, 인턴, 봉사 활동 등 스펙 관련 입력란 등을 모조리 없앴다. 이석기 LG화학 인재확보팀장은 "지원자의 스펙은 관심 밖"이라며 "본인의 전공에 충실하면서 팀워크를 통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고 말했다.
인문학 소양도 한층 강조되고 있다. GS그룹은 GS칼텍스에서만 해오던 역사 시험을 지난해부터 전 계열사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삼성그룹 GSAT 전체 문제의 10% 정도는 역사 지식 관련이다. LG그룹은 입사 시험에서 한국사와 한자(漢字) 문제를 10문항씩 낸다.
현대차는 역사 에세이를 작성토록 한다. 올 상반기 에세이 주제는 '현대차의 5대 핵심 가치 중 두 개를 선택해 역사적 사건과 연관지어 설명하라'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에 대해 본인 관점에서 서술, 평가하라' 등이었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대기업 입사에 성공하려면 전공 공부 외에 폭넓은 인문학과 시사 안목을 쌓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해당 대기업의 성장 전략이나 미래 비전과 연관해 생각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