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9.02 09:37
['高利 월세']
서울 마포구나 성동구 등 강북지역도 급증 추세
월세가 임대차 시장의 '대세(大勢)'로 자리 잡으면서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고액(高額) 월세 거래가 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는 고액 월세 거래가 1년 전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1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격을 조사한 결과, 올 2분기 반포동에서 월세 100만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총 110건으로 밝혀졌다. 작년 2분기 거래량(58건)과 비교하면 90% 정도 급증했다. 올 2분기 이 지역의 평균 월세는 210만원으로 1년 전 대비 5.7% 올랐다.
월세 거래가 늘어난 주요 이유는 전세금 인상이다. 2009년 입주한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단지의 경우 2분기에 100만원 이상 월세 거래가 39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세 거래는 20건에 그쳤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2년 전 8억~9억원이던 전세 시세가 최근 12억원 선까지 올랐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2년 전 전세 보증금을 유지하면서 매달 150만원 정도를 내는 '반(半)전세' 계약을 맺은 경우가 많다"며 "월세 300만~400만원씩을 내는 계약도 심심찮게 이뤄진다"고 말했다. 인근 '반포자이' 단지는 올 4월 전용 244㎡가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000만원에 계약되기도 했다.
교육 여건 때문에 월세 수요가 많은 강남구 대치동에선 2분기 100만원이 넘는 월세 거래가 78건으로 작년 2분기(75건)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평균 월세는 156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4.3% 올랐다. 송파구에서는 잠실 '리센츠' '트리지움' '잠실엘스' 등의 전용 84㎡ 아파트가 보증금 1억원, 월세 20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 강북 지역에서도 고가 월세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마포구나 성동구를 중심으로 교통이 편리하고 주변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지역은 새 아파트 위주로 100만원대 월세가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가 주택의 월세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고 고액 월세로 최대한의 임대 수익을 추구하는 모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