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직원, 유증 탓에 1억원씩 몰빵 투자...우리사주 물량만 1700억원

    입력 : 2015.09.11 09:40

    미래에셋증권 직원들이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유상증자 물량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미래에셋증권은 1조2067억원의 유상증자 물량중 14%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한다. 금액으로는 1689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 사업보고서를 보면 본사와 영업점을 포함한 전체 직원 숫자는 1713명이다. 1인당 약 1억원씩 증자 물량을 받아야 하는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의 한 직원은 "1인당 1억원씩 비용을 부담해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한다"며 "시중은행이나 증권금융을 통해 대출을 받을수는 있지만, 월급쟁이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분산투자를 강조하고 있는 자산운용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증권사에서 직원들에게 몰빵투자를 강요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직원도 "많은 직원이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어가며 비자발적으로 장기투자를 해야 할텐데 포트폴리오상으로도 한 종목에 어쩔수 없이 몰빵투자를 해야하는 것이라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우리사주는 배정 후 1년간 매도가 금지돼 있다. 여기에 상당수가 자기 돈보다는 은행에서 대출로 주식을 사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우리사주 취득 자금의 64%가 자기 자금보다는 금융기관 차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 참여여부는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니다"며 "직원별로 연봉 이하 만큼만 유상증자 물량을 받을 수 있어 임원이나 직급이 높은 직원들은 많이 받고, 직급이 낮으면 적게 받는 구조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사주 청약률이 공모 흥행을 결정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 때문에 직원들에게 우리사주 청약을 권하는 분위기가 있어 거절하는 것도 쉽지 않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주더라도 사내 분위기라는 것이 있어 일부라도 다들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증권은 주식시장에서 전날보다 6850원(17.56%) 하락한 3만2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신주발행가는 2만7450원으로 결정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