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유통대전?... 반경 2㎞ 내 대형 업체 6곳

    입력 : 2015.09.24 09:15

    [왕복 8차선 도로 사이에 두고 치열한 경쟁 예고]


    롯데·신세계·이랜드 등 대형마트·백화점·호텔… 복합쇼핑단지 세울 계획
    현대百은 프리미엄 아웃렛, 코스트코·홈플러스도 가세


    신세계그룹이 23일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천 송도국제도시 5만9600㎡ 땅에 복합 쇼핑 시설을 만드는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2019년까지 5000억원을 투자해 이곳에 대형마트와 백화점·호텔 등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 복합 쇼핑 시설 부지는 왕복 8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롯데그룹과 이랜드그룹이 짓고 있는 복합 시설과 마주 보고 있다. 국내 1위 유통 기업인 롯데와 2위 유통 기업 신세계가 서로를 마주 보며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랜드 옆에는 창고형 대형마트인 코스트코가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는 대형마트 홈플러스와 현대백화점그룹 아웃렛도 건설 중이다.


    ◇롯데·신세계·현대百 등 정면 충돌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국내 유통업계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반경 2㎞ 공간에 6개의 대형 유통업체가 집중적으로 몰리는 것은 국내에서 전례(前例)가 드문 일이다. 경기 일산 킨텍스 근처 반경 3㎞ 공간에 롯데백화점, 이마트타운, 현대백화점 등 6곳이 몰려 있는 것 정도가 견줘볼 만하다.



    송도국제도시에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유통사는 2013년 12월 문을 연 롯데마트다. 롯데마트 옆으로는 2017년까지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롯데호텔 등이 건설된다. 영화관을 비롯한 문화 시설도 입점한다. 이런 복합 쇼핑 시설 구성은 신세계와 거의 흡사해 두 유통 대기업 간 정면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랜드그룹은 관광과 쇼핑 결합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다. 1단계에서 유통 시설을 만든 다음 2단계에서 호텔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아웃렛으로 특화한다. 내년 4월 말 명품(名品) 등을 파는 프리미엄 아웃렛을 열기 위해 건물을 짓고 있는데 현재 공정률은 45%다. 홈플러스 송도점은 다음 달 문을 연다.


    ◇대기업·대학생·외국인…'매력 만점' 송도국제도시


    유통업체들이 송도국제도시에 몰리는 이유는 향후 성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송도국제도시의 일부인 지식정보단지와 바이오단지 조성이 마무리되면 지금보다 입주 기업이 더 늘어날 게 확실하다. 송도국제도시에는 최근 3~4년 사이 포스코건설·포스코엔지니어링·대우인터내셔널·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동아제약·코오롱글로벌 등 대기업들이 입주했다. 현재 입주 기업은 총 800여개이다.


    국제도시에 인접한 송도신도시에는 현재 2만6100가구만 거주하고 있는데 2020년에는 9만6000가구까지 불어날 것으로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연세대·인천대 등 5개 대학이 송도캠퍼스를 만들어 2016년까지 송도 내에 상주하는 대학생 수도 3만5000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녹색기후기금(GCF)을 비롯해 송도국제도시에 자리를 잡은 13개 국제기구도 매력적인 수요 기반이다. 송도국제도시는 인천국제공항이 승용차로 30분 이내 거리에 있고 인천항도 가깝다. 그래서 외국인 관광객을 흡인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들어서는 영종도에 금방 접근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김해성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사장은 "수도권에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같은 매장을 크게 지을 땅이 거의 없다"며 "송도국제도시처럼 장기 개발 계획이 잡혀 있고 발전 잠재력이 큰 곳에는 반드시 매장을 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