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9.25 09:16
미국 워싱턴주, 한국 핀테크 스타트업 연합에 절세 지원까지 제안
룩셈부르크∙홍콩∙호주∙싱가포르도 관심...국내 척박한 핀테크 환경과 대조
룩셈부르크에 이어 미국이 한국 핀테크 기업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핀테크 스타트업이 자생하기 힘든 한국의 척박한 금융환경이 결과적으로 핀테크 기업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 결제서비스업체 페이게이트 박소영 대표는 24일 "8월 하순 미국 워싱턴주 정부 투자유치 국장을 포함한 관계자 세명이 직접 한국까지 찾아와 기업 설립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에 따르면 워싱턴주 관계자들은 기업 부지와 자금 지원 뿐 아니라 절세(節稅) 등 컨설팅 지원까지 약속하며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구체적 유치 제안 내용은 조만간 한국측에 전달키로 했다.
박 대표는 "현재로선 룩셈부르크로 갈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워싱턴주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행로가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실리콘밸리가 있어 글로벌 인재와 기술 접근에 보다 용이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미국 외에 홍콩∙호주∙싱가포르∙인도 등도 한국 핀테크 기업 유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룩셈부르크는 5년전부터 한국 핀테크 기업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박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23개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참여한 '핀테크 얼라이언스'를 구성한 상태다. 각 회사들은 해외에 인터넷전문은행을 공동 설립하고 기술 기여에 따라 이익금을 배분받기로 했다. 박 대표의 페이게이트 외에 크라우드월렛∙씽크풀∙씨앤브릿지∙팸노트 등이 참여했다. 간편결제·송금 같은 지급결제, 크라우드펀딩, 블록체인, 금융보안, 금융데이터분석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다.
길재욱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술을 기반한 인터넷전문은행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기존 업계가 두려움을 갖고 보는 것 같다"며 "작은 기업들이 진출하는데 기득권자들의 컨펌(확인)을 받아야 하는 구조 속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