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0.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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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을 키우기 위해 꾸린 'OLED 연합'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OLED 연합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 TV 제조사들이 하나둘씩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6일 OLED연합에 참여한 중국 TV 제조사에 패널을 싸게 공급해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30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중국 TV 제조사 중 하이센스와 TCL은 OLED 연합에 참가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OLED는 별도의 광원(光源)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반도체로 만든 디스플레이다.
TCL의 루린 왕 부사장은 당장 OLED 연합에 참가하지 않는 이유로 "초박형 광원을 쓴 발광다이오드(LED)로도 OLED TV처럼 얇게 만들 수 있고 제조 비용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저우허우지안 하이센스 회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OLED TV의 단점으로는 짧은 수명, 이미지 잔상, 저효율, LCD보다 비싼 제조 비용이 꼽힌다"며 "특히 LCD TV의 경우 초고화질(UHD) 화질을 만드는 데도 어느 정도 채산성을 확보했지만, OLED TV의 경우에는 풀HD 화질을 만드는 데도 원가가 많이 든다”고 말했다.
TV 제조 업계는 하이센스와 TCL의 불참으로 OLED 연합의 미래가 어둡다는 반응이다. 중국 시장에서 하이센스와 TCL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하이센스와 TCL은 중국 LCD 시장에서 점유율(수량 기준) 2위, 3위를 차지했다.
현재 중국의 상위 5위권 제조사 중에서 OLED 연합에 참여한 기업은 스카이워스와 창홍이다. 스카이워스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전량 공급받아 TV를 제조하기 때문에 OLED연합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V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대형 OLED 시장에 뛰어들지 않고 있어 중국 제조사들의 관심이 생각보다 미적지근하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OLED 연합 참여업체 수와 관계없이 OLED연합에 디스플레이를 싸게 공급하겠다는 LG디스플레이의 전략 자체가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OLED TV 수요가 작은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공급 단가를 무리하게 낮추면 이익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세계 OLED TV 시장 규모는 50만대로, 전체 평판 TV 시장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OLED TV 시장을 키울 '우군'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 사장은 지난달 17일 연 기자간담회에서 "가격 경쟁에서 추격을 뿌리치고 살아남는 길은 OLED와 같은 고급 기술밖에 없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OLED 부문에 10조원 투자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