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 20~30%대 증가... 한국판 '블프' 초반 성적 좋아

    입력 : 2015.10.05 09:11

    큰 일교차로 의류 판매 호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블프 활성화 추가대책 마련"


    백화점들이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일간 진행되는 '한국판(版)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초반 판매에서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백화점들의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은 3~4년 만의 일이다. 특히 지난해 같은 시기에 열린 가을 정기(定期) 세일 때보다 20% 넘게 매출이 늘었다는 점에서 '초반 성공'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1~3일 매출을 집계한 결과 작년 가을 정기 세일보다 23.6% 매출이 늘었다"고 4일 밝혔다. 세일 초반 3일간의 매출 증가율로는 2011년 12월 송년 세일 이후 가장 높다. 올 들어 매출이 정체 또는 줄었던 아웃도어 의류 판매가 29% 정도 증가했다. 이완신 전무는 "서울 소공동 본점의 경우 국경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도 매출 상승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27% 정도 늘어난 현대백화점의 경우 니트·재킷 같은 가을·겨울용 여성 의류가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오중희 부사장은 "추석 명절 이후 아침·저녁 기온이 예년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일교차가 커진 날씨 덕분에 의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1~3일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7% 정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 의류(54%), 침구류(51%), 남성 의류(39%) 등의 판매가 돋보였다.


    유통업계는 여세를 몰아 할인 폭을 늘리는 등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계열 백화점과 대형 마트, 면세점 등에 "블랙프라이데이 활성화를 위한 추가 촉진 대책을 마련하라"며 "자체 이익을 줄여서라도 가격을 내리고 참여 납품 업체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4일 지시했다.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명품이나 가전제품 업체 등이 불참한 상태에서 유통업체 중심으로만 진행되다 보니 할인율이 10~20%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서는 각 업체들이 함께 재고 처리를 위해 최대 80~90% 할인 가격에 제품을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