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유상증자 작년의 5배... 저금리시대 투자 대안?

    입력 : 2015.10.16 09:50

    주가지수 반등하자 증자 통한 자금 조달 나서… 기업 신용도 따져본 후 투자를


    상장사들의 유상증자(주식을 추가로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것)가 활발하다.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다른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최근 기업의 유상증자가 활발한 것이 증시 반등과 관련 있다고 말한다.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던 주가지수가 반등하면서, 증자를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는 회사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증자를 하는 기업의 신용도나 증자 목적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최근 한 달 유상증자 금액, 전년 동기의 5배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상장사들이 공시한 유상증자 금액은 총 2조74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5700억원)의 4.8배 규모다.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상장사들의 유상증자 금액은 지난 4~5월 2000억~3000억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7월 1조7259억원까지 늘었다. 지난달에도 1조9265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1조4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증자 목적은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참여하기 위한 실탄 마련이다. JB금융지주도 LIG투자증권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1823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2006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SK케미칼은 증자를 통해 들어올 자금을 공장 증설과 백신 연구개발(R&D)에 투자할 계획이다.


    ◇"유상증자는 중위험·중수익 투자 상품"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유상증자가 활발해진 이유로 증시 회복을 꼽았다. 증시가 상승하면 주식시장에 자금이 많이 몰려 기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더 쉽게 자금을 모을 수 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두 달 동안 2.5% 상승했다. 8월 말까지만 해도 1820대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현재 2030선을 웃돌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8월 말 당시 610대 초반까지 내렸으나 현재 676.05까지 오른 상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유상증자의 매력은 크다. 예금과 적금 금리가 1%대 중반에 그치는 현재 상황에서, 돈을 은행 등에 묶어두는 대신 증자에 참여하면 현재 주가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일 수 있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서 투자 매력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보통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사면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1년 뒤에 매도할 수 있는데, 이 시점의 주가가 현재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낮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이 2만2850원으로 결정됐는데, 이는 최근 3개월간 평균 주가(3만7298원)보다 38.7% 낮은 가격이다. 최종 발행가액은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격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에 10년 넘게 근무한 한 직원은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물량 중 3000주에 청약했다. 만약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1차 발행가액인 2만2850원으로 확정된다면, 15일 종가(2만7900원) 기준으로 총 1515만원의 시세 차익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신용도 높고 증자 목적 분명해야"


    증시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때는 크게 두 가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유상증자를 하는 기업의 신용도다. 신용 등급은 안정적인지, 해당 기업의 최대주주가 믿을 만한 사람이거나 회사인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유상증자 목적이 무엇인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부 기업의 경우 단순히 생존이나 연명을 위해 유상증자를 하기도 한다"며 "증자를 통해 조달할 자금의 사용처가 명확하고 합리적인지 잘 살펴보고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