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분기 6.9% 성장...소비와 서비스산업 선전

    입력 : 2015.10.20 09:59

    중국의 3분기 경제 성장률이 6.9%로 둔화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9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7조3595억 위안(약 3060조 8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3분기 성장률이 6년 만에 처음으로 7% 밑으로 둔화됐지만 소비와 서비스 산업의 선전으로 경착륙 우려는 줄어들 전망이다./블룸버그 제공


    분기 기준으로 중국 성장률이 6%대로 하락한 것은 미국 발(發)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2009년 1분기(6.2%) 이후 6년 반 만에 처음이다. 올들어 9월까지의 GDP 증가율도 6.9%로 중국 정부가 설정한 올해 목표치(7% 안팎)를 밑돌았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치(6.8%, 블룸버그 전문가 집계 기준)보다 높아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는 줄어들 전망이다.



    ◆국내·외 악재 겹친 중국


    성라이윈(盛來運)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의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친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예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과 증시 및 외환시장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많은 나라들의 통화가 추가 절하 되면서 중국 수출 하강 압력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성 대변인은 "중국 내에서도 철강 시멘트 등 전통 과잉 업종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데다 최근 성장세가 빨랐던 자동차 휴대폰 등도 조정기에 진입했다"며 "국내와 국제적인 (경기둔화)요인이 겹치면서 3분기 경제성장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성 대변인은 그러나 "경제가 안정 속에 성장하는 추세는 바뀌지 않았다"며 "경제 운영이 여전히 합리적 구간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구조 조정에 속도가 붙고 있는데다 신성장 동력 산업들도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와 서비스 산업의 성장이 중국 경착륙 우려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도 이날 "6.9%는 정부 목표치인 7% 안팎에 부합한다"며 "고용 개선과 혁신이 경제 구조조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조업과 부동산 투자 부진이 발목


    중국 경제를 이끄는 투자와 수출, 소비 등 3두 마차 가운데 소비를 제외하곤 성장 엔진이 식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자산투자는 올들어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해 상반기 증가율(11.4%)에 비해 1.1% 포인트 낮아졌다.


    제조업과 부동산 투자 부진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올들어 9월까지 2차산업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에 그쳤다. 9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5.7%에 머물러 예상치(5.9%, 월스트리트저널 집계 기준)는 물론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둔화된 것과 무관치 않다.


    부동산 개발투자는 올들어 9월까지 2.6% 증가에 머물렀다.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보다 2% 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 전년 동기의 증가율(12.5%)에 비하면 9.9%포인트 둔화된 것이다.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부동산 신규 개발 면적도 같은 기간 12.6% 감소했다.


    중국 당국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판매가 5월부터 반등한 점을 들어 부동산 투자도 일정 시차를 두고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의 부동산 재고가 적지 않아 부동산 판매 회복과 투자 회복의 격차가 길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이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서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경기하방 압력이 여전하다"(성라이윈 대변인)는 진단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통 성장 동력인 제조업과 부동산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은 최대 요인"(뉴욕타임스)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성장을 견인해온 교역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의 교역은 올들어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했다. 수출이 1.8% 줄었고, 수입도 15.1% 감소했다.


    ◆소비와 서비스 산업, 신성장 동력 부상


    반면 소비와 서비스 산업 성장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를 덜어주고 있다. 소비는 9월 소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어 작년 12월(11.9%)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7월(10.5%), 8월(10.8%)에 이어 소매 매출 증가세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인터넷 기반의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올들어 9월까지 온라인 쇼핑을 통한 소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을 통한 서비스 매출의 경우 같은 기간 43.6%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소비에서 온라인 기반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올라섰다. 소비의 경제 성장 기여도 역시 58.4%로 전년 동기에 비해 9.3% 포인트 높아졌다.


    서비스 산업이 주축인 3차 산업의 상대적인 약진도 눈에 띈다. 올들어 9월까지 1차 산업은 전년 동기 대비 3.8%, 2차 산업은 6.0%로 같은 기간 중국 GDP 증가율 6.9%에 못 미쳤다. 3차 산업 성장률은 8.4%에 달했다. 중국 GDP에서 3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1.4%로 전년 동기 대비 2.3% 포인트 상승한 배경이다.


    하지만 "소비 지출 증가가 중국 전통산업 엔진의 위축을 충분히 상쇄하는 데 실패했다"(뉴욕타임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이 세계 경제 전망의 우려를 추가했다"(월스트리트저널)는 분석도 같은 맥락이다. 클라우스 바더 소시에테제너럴 CIB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노력에도 투자 증가세가 계속 둔화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전문가들을 인용, 4분기 중 금리나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와 같은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HSBC는 중국 경제가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4분기에 회복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는 1분기와 2분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 성장했다.


    이날 성균 연구소에서 중국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 강연을 한 후안강(胡鞍鋼) 칭화대(淸華大) 국정연구원장은 "10여개 세부 지표 가운데 목표치에 미달한 것은 수출입 뿐"이라며 "에너지 소모와 환경오염 등 기존 경제 리스크의 기본적인 추세가 이미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창해온 신창타이(新常態, 뉴노멀) 시대에 본격 진입했다는 것이다.


    후 원장은 중국의 GDP가 6년 전에 비해 2배 수준으로 커진 덕에 중국이 6-7% 성장을 해도 여전히 세계 경제 성장 기여도가 1위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은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18기 5중 전회에서 연평균 성장률을 6.5%로 낮춘 13차5개년 계획안을 심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차이나데일리가 최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