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新사업 진출... 중견 건설사 '공격경영'

    입력 : 2015.10.21 09:18

    "아파트 평면설계·마감재, 대형사와 견줘도 손색없어" 수도권서 잇단 대규모 분양
    지방 재개발 사업 따내고 주택 임대사업도 시작
    편의점사업까지 진출… 사업 다각화 꾀하기도


    주택 경기 훈풍(薰風)을 타고 지방 주택 시장을 주 무대로 삼던 중견 건설사들이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앞다퉈 수도권에 진출해 물량 공세를 펼치는가 하면, 대형사들의 독무대이던 도시 정비, 임대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지방 중견사들 수도권에서 好評


    주택 브랜드 '에일린의 뜰'로 부산·울산에서 활동해온 중견 건설사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수도권 사업이 전무(全無)했지만 올해는 김포한강신도시·인천 청라국제도시 등 수도권에서 2260가구를 공급한다. 부산에 뿌리를 둔 반도건설은 올해 수도권 분양 물량을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렸다. 금강주택도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등 수도권에서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3705가구 분양한다.



    광주광역시에 본사를 둔 중흥건설은 지난달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2300여가구로 구성된 '중흥 S-클래스' 브랜드 타운을 공급, 광교 분양 사상 역대 최다 청약자 수와 오피스텔 청약 사상 최고 경쟁률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중견사 아파트의 평면 설계나 마감재 등은 대형사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며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에 공급하다 보니 실수요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임대 시장도 진출


    중견사들은 신규 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반도·호반·우미·아이에스동서·금성백조주택 등은 부산, 충북 청주, 경기 광명, 경남 사천 등에서 10여건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따냈다. 업계에서는 대형사가 서울과 수도권 정비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중견사가 저렴한 시공 비용과 빠른 사업 속도 같은 장점을 내세워 지방 재건축 시장에서 선전(善戰)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에는 우미건설·금성백조주택·반도건설 등이 뛰어들어 충북혁신도시, 김포한강신도시, 서울 신당동에서 임대 사업에 발을 내딛는다. 건설업과는 무관한 업종을 인수·합병하며 사업다각화를 꾀하는 중견 건설사도 있다. 서희건설은 지난달 초 편의점 '로그인'의 96개 점포를 인수하며 편의점 사업에 진출했다. 동원건설사업은 최근 전기차 등의 구동에 필요한 배터리를 무선으로 충전하는 기술을 상용화하는 전기차 업체 '올레브'를 흡수 합병했다.


    ◇신규 아파트 브랜드 출시도


    이들은 신규 주택 브랜드를 내놓으며 대형 및 중소형 건설사들과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올 4월 LIG건설을 인수한 건영은 '아모리움'이라는 새 아파트 브랜드를 만들어 이달 충북혁신도시에서 '건영 아모리움 양우내안애'를 분양한다. 문장건설도 대구·군산·천안 등에서 아파트 브랜드 '하나리움'을 쓰고 있지만, 수도권 첫 사업지인 경기도 평택에서 '지엔하임'이라는 새 브랜드를 적용했다. 일성건설도 기존 주택 브랜드 '트루엘'의 BI(Brand Image)를 리뉴얼해 춘천 후평동 재건축 단지에 선보인다. 반도건설은 최근 자사 아파트 브랜드 '반도유보라'의 건물 외관 색을 바꾸기 위해 외부에 컨설팅을 맡겼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중견 건설사는 오너 중심의 의사 결정으로 사업 추진력이 강하지만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거나 치밀한 검토 없이 신사업에 뛰어들 경우 경기(景氣) 하락기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내실(內實) 경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