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0.23 10:11
우리나라 경제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며 3분기(7~9월) 성장률이 1.2%로 껑충 뛰었다. 6분기 만에 1%대 성장률을 회복한 것인데,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2분기(1.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15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GDP는 전분기보다 1.2% 증가했다. 메르스가 발생하기 전인 올해 1분기 성장률(0.8%)과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난해 1분기 성장률(1.1%)보다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 경제는 2013년 2분기부터 1년 간 0.9~1.1%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뒤 작년 2분기 성장률이 0.5%로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0.8%로 성장률이 다소 회복됐지만, 4분기 세수 부족으로 재정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해 성장률은 다시 0.3%로 고꾸라졌다. 그리고 올해 1분기 0.8%로 경제가 다시 회복되는가 싶었지만, 메르스 사태로 2분기 성장률이 0.3%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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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경제가 메르스 충격을 극복하고 3분기 1.2% 성장했다.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명동 거리./김연정 객원기자
올해 3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보다 크게 높아진 것은 수출이 감소했지만 민간소비가 증가세로 전환했고,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증가세가 확대된 결과다. 메르스 사태로 지난 2분기 0.2% 감소했던 민간소비는 1.1% 증가세로 돌아섰고, 건설투자는 4.5% 증가했다. 설비투자 역시 2.0% 성장했는데, 지난 2분기(0.5%)와 비교하면 증가세가 확대된 것이다.
메르스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민간소비가 한 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데에는 정부의 소비 진작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보강한 재정을 조기에 집행해 민간 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고, 8월부터 한시적으로 개별소비세를 인하하는 한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확대하는 소비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2분기 위축됐던 가계소비가 회복되며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수출 부진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모습이다. 3분기 수출은 0.2% 감소해 지난해 3분기(1.7% 감소) 이후 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LCD와 화학제품, 선박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