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0% 할인... 車보험 에코 마일리지 전쟁

    입력 : 2015.10.27 09:32

    가입자는 보험료 아끼고, 보험사는 손해율 낮추고
    에코 마일리지 가입자가 … 미가입자보다 손해율 낮아
    후발 주자들 상품 출시 늘자 … 업계 할인율 확대 경쟁 치열
    보험 가입 때 특약 선택 후 … 車 계기판 사진 보내면 돼


    "1년 동안 3000㎞ 이하로 주행하면 보험료를 30%까지 할인해 드립니다." 한화손해보험은 최근 에코(ECO) 마일리지 특약 할인 폭을 종전 20%에서 업계 최고인 3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에코 마일리지란 운행 거리가 짧은 보험 가입자들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특약이다. 자동차 보험 업계에 에코 마일리지 혈투가 벌어지고 있다. 예전부터 이 특약을 운영하던 곳에서는 확대하는 추세이고, 후발 주자들은 서둘러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적게 운행하는 우량 고객 모셔라


    자동차 보험사들은 에코 마일리지 특약의 할인율을 경쟁적으로 높이고 있다.


    2011년부터 에코 마일리지 특약을 실시했던 삼성화재는 최근 할인율을 높였다. 연간 주행 거리 2000㎞ 이하는 23% 할인, 5000㎞ 이하는 21% 할인, 1만㎞ 이하는 15% 할인을 해준다. 업계 선두권인 동부화재도 3000㎞ 이하는 최대 22% 할인을 해주고, 올해 9월부터 현대해상은 운행 거리별로 14~22%의 할인을 하고 있다. 메리츠·더케이·MG 손보도 에코 마일리지를 하고 있다.



    에코 마일리지로 할인받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때 에코 마일리지 특약을 선택한 뒤 운행 거리가 적힌 자동차 계기판을 사진 찍어 보험사에 보낸다. 특약에 가입할 때 1년에 얼마를 주행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정까지 할 필요는 없다. 이후 1년간 주행을 한 다음 다시 계기판을 찍어서 보험사에 보내면 된다. 보낼 때는 보험사마다 방법이 다르지만 문자메시지(MMS)를 사용할 수도 있고, 보험사 자체적으로 만든 앱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보험사는 가입자가 보낸 사진을 비교해 얼마나 주행을 했는지 확인한 다음 그에 맞는 수준만큼 보험료를 감면해준다.


    ◇가입자는 보험료 아끼고 보험사는 손해율 낮추고


    자동차 보험사들이 왜 이렇게 할인 경쟁에 나선 것일까. 일단 보험 가입자는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고, 보험사는 손해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서로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보험 가입자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그중 얼마만큼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는지를 나타낸다. 손해율이 낮아지면 보험사 부담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보험사들에 따르면 에코 마일리지 특약에 가입한 가입자의 손해율이 더 낮다. 자동차 보험사는 손익 분기점을 대개 손해율 77%로 보고 있다. 손해율이 그보다 높으면 손해 보는 장사를 한다는 것인데 현재 국내 대부분의 보험사는 80%대의 손해율을 보이고, 심지어 100%가 넘는 곳도 있다.


    보험 업계 상위권인 A사의 경우 에코 마일리지 가입자의 손해율(80.2%)은 미가입자의 손해율(86.9%)보다 훨씬 낮다. B사의 경우에도 에코 마일리지 가입자의 손해율(81.4%)이 미가입자(88.7%)보다 낮다. 한화손해보험 최양수 자동차보험부문장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된다고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리면 결국 가입자 부담만 커진다"며 "이 같은 부담 전가를 줄이기 위해 연간 운행 거리가 적은 우량 고객을 우대하는 에코 마일리지 등을 통해 손익 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