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0.27 10:00
건설업체 인수·합병(M&A)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불투명한 업황에 부담되는 인수 가격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건설사 M&A가 잇따라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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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반기 쌍용건설, LIG건설, 동양건설산업이 M&A에 성공했지만 하반기 매물로 나온 STX건설, 동부건설, 극동건설 등은 매각이 쉽지 않아 보인다. /조선일보DB
26일 건설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STX건설이 최근 매각공고를 내고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인수의향서(LOI)를 11월 중순까지 받고 같은 달 말에 본입찰에 들어갈 계획이다.
STX건설은 2013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014년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했고,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0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STX건설 인수금액에 대한 관측은 다소 엇갈린다. 일부 IB업계 관계자들은 1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는데, 200억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호반건설과 부영그룹이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업계의 이런 추측을 부인했다.
동부건설 역시 M&A 시장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사전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삼라마이더스(SM) 그룹과 KTB 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인수를 포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때문에 매각 시기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동부건설은 매각 예상가가 2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입찰 후보자가 줄었다는 소식에 예상보다 입찰가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동부건설은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채를 보유하고 있어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결과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이후에 동부건설 매각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두 차례, 하반기에 한 차례 매각 실패한 극동건설은 네 번째 M&A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극동건설은 회생채권만 1000억원대에 달해서 인수 업체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앞선 매각이 잇따라 불발된 것도 이런 이유 탓이다. 이밖에 남광토건과 성우종합건설도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업체들이다.
불투명한 건설 업황도 변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년간 아파트 분양물량은 50만2456가구다. 작년 33만1406가구보다 1.5배 이상 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분양 물량이 과잉 공급을 우려할 정도로 한꺼번에 쏟아졌기 때문에 조만간 과잉 공급을 우려할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꺾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해외 건설 사정도 좋지 않다. 올해 저유가 영향으로 수주 텃밭인 중동에서의 수주 실적이 형편없을 정도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건설시장 모두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사를 인수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쌍용건설, LIG건설, 동양건설산업 등이 매각에 성공하면서 건설사 M&A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하반기에 상황이 달라졌다"며 "업황 탓도 있지만,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이 많아 인수 회사 측이 느긋하게 매각 조건을 타진하느라 M&A가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