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韓 업체들과 긍정적 관계 기대...파트너 없어도 진출 가능"

    입력 : 2015.10.30 09:55

    내년 초 한국 진출을 선언한 미국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회사 소개 겸 서비스 시연행사를 개최했다.


    넷플릭스는 국내 사업자들과의 파트너십 체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지만, 일각에선 넷플릭스가 국내 업체들과의 협상이 수익 배분에 관한 입장 차이로 난항을 겪자 서둘러 행사를 기획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를 열고 자사 서비스를 소개했다. / 전준범 기자


    이날 조나단 프리드랜드 넷플릭스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넷플릭스는 60개 국가에서 총 69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UHD(초고화질)급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쉽게 시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료방송 이용료가 저렴한 한국에서는 넷플릭스가 힘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을 의식한 발언도 했다. 프리드랜드 총괄은 "넷플릭스는 다수의 독점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사업자들이 (넷플릭스를)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가격을 더 낮춰서 출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드랜드 총괄은 "넷플릭스보다 비싸거나 반대로 저렴한 서비스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면서 "우리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고, 그에 맞는 품질과 다양성을 약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리드랜드 총괄은 넷플릭스가 한국 사업자들과의 파트너십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그는 "우리도 수익 배분에 관한 소문을 들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국 사업자들은 견고하고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분명 넷플릭스와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조나단 프리드랜드 넷플릭스 커뮤니케이션 총괄 / 전준범 기자


    그러면서도 그는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와의 파트너십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라는 입장도 나타냈다. 프리드랜드 총괄은 "넷플릭스는 모델 수로 따지면 1000개가 넘는 기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ISP 사업자가 없어도 모든 가용 수단을 활용해 한국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대해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넷플릭스의 유력한 국내 파트너사로 거론되고 있는 한 IPTV업체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과 한창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민감한 상황에 느닷없이 간담회를 열어 회사를 홍보했다"면서 "국내 언론을 통해 자신들의 강력한 브랜드 가치를 대중에 알리고 협상력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한국 진출을 공식화한 건 올해 9월의 일이다. 당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수준이 높다"면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마음껏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넷플릭스 전체 가입자의 62%인 4300만명은 미국인이다. 미국 외 지역의 가입자 수는 2600만명이다. 이 회사는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달부터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3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출시했다.


    블룸버그 제공


    ☞넷플릭스(Netflix)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 업체다. 지난 1997년 DVD 우편배달 서비스를 시작으로 2007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최소 7.99달러를 월정액으로 내면 온라인상에서 고화질의 영화, 드라마 등을 마음껏 시청할 수 있다. 전세계 60개 국가에서 69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2012년에는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자체 제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