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J '아킬레스건' 보완... 동반자 관계로

    입력 : 2015.11.02 09:16

    SK, CJ헬로비전 사고 CJ㈜ 지분 인수… 콘텐츠 공급받아
    CJ는 SK텔레콤의 방송·미디어 플랫폼 확보… '윈윈 전략'


    재계 3위인 SK그룹과 13위인 CJ그룹이 계열사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를 통해 콘텐츠와 미디어플랫폼 사업에서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를 맺는다. 케이블방송 업체인 CJ헬로비전을 사고파는 것과 동시에, SK가 CJ그룹 지주회사인 CJ㈜의 지분을 인수한다. 또 1000억원짜리 콘텐츠·벤처기업 지원 펀드도 함께 만들기로 했다.


    SK그룹과 CJ그룹은 "SK텔레콤과 CJ㈜가 2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CJ㈜가 1500억원어치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SK텔레콤이 이를 전부 인수하는 안을 상정해 논의한다"고 1일 밝혔다. 양 사에서 원안대로 안건이 통과되면, SK텔레콤은 CJ그룹 지주회사인 CJ㈜의 지분 약 2%를 보유하게 된다. 같은 날 이사회에서 SK텔레콤이 케이블 SO(유선방송사업자) 업계 1위 회사인 CJ헬로비전 지분 53.9%를 1조원에 인수하는 내용도 확정된다. SK텔레콤은 이를 미디어 사업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계획이다. 정부의 승인 절차를 최종 통과하면, 통합 매출 4조원에 유료방송 가입자 750만명의 대형 방송·통신 플랫폼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이번 협력은 양사 모두 아쉬운 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강화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CJ 입장에서는 성장이 정체된 케이블방송 사업을 SK에 넘기는 대신, 자신들이 생산한 다양한 방송·미디어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내보낼 수 있는 '플랫폼'을 SK로부터 확보할 수 있다. SK는 IPTV(인터넷TV) 가입자 수에서 KT에 큰 차이로 뒤지는 것을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며 일거에 따라잡을 수 있다. 아울러 부족했던 대중문화 콘텐츠를 CJ그룹으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은 올 4월 '통합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進化)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두 그룹 관계자는 "1500억원 증자는 제휴의 상징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플랫폼을 보유한 SK와 콘텐츠 가진 CJ가 서로 윈윈하는 방안을 찾았다"고 말했다.


    식품과 문화 콘텐츠 제작을 양대 사업으로 삼고 있는 CJ그룹은 CJ헬로비전을 매각하고 나면 CJ E&M·CJ오쇼핑 등에서 만든 콘텐츠를 대중에게 보낼 자체 플랫폼이 없어진다. 그러나 이번 제휴로 SK텔레콤의 IPTV, 케이블TV, 통신망 등을 통해 콘텐츠를 보낼 수 있게 된다.


    두 그룹은 또 500억원씩을 내 총 1000억원 규모로 공동 펀드를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를 만드는 펀드와 스타트업 지원 펀드에 각 500억원씩 투입될 예정이다. 펀드의 운영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세계 시장에 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벤처·중소기업을 지원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