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인수전, 미래·한투·KB 등 최소 3파전...누구 품에 안길까

    입력 : 2015.11.02 09:26

    KDB대우증권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KDB산업은행은 2일 오후 3시 KDB대우증권 매각 관련 예비입찰을 마감한다.


    KDB산업은행의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를 통해 본입찰 적격자로 선정된 곳은 예비실사를 거쳐 내달 초 본입찰에 참가한다. 이후 정밀실사, 가격 협상 등이 진행된다. KDB산업은행은 내년 상반기까지 대우증권 매각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대우증권 지분 43%와 산은자산운용까지 묶어 일괄 매각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인수 의향을 내비친 곳은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등 3곳이다. 여기에 대우증권 노조도 임직원들이 지분을 직접 투자하는 '종업원 지주회사' 방식의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KDB대우증권의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4조3049억원으로 노조를 제외한 3곳 중 어느 곳이 인수하든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 미래에셋증권 "들러리 아니다" 의지 강하게 피력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30일 유상증자 규모를 최종 확정짓고 인수를 위한 실탄 마련을 끝낸 상태다. 미래에셋 유상증자 가격은 주당 2만1750원으로 자금 총 9561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인수전 초반보다 의지가 다소 약해진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 가격이 2조5000억원을 넘어 3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내부에서도 너무 비싼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3조원을 들여서 대우증권을 인수하느니 해외에 있는 증권사를 사는 것이 더 낫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같은 이야기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고위 관계자는 "KDB대우증권을 사겠다는 의지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인수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투자금융지주 인터넷은행에 대우증권 인수까지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 현금성 자산 회수와 은행 차입금 등을 통해 대우증권 인수자금 중 1조5000억원가량을 현금으로 조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나머지는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계열사 투자자산과 대여금 등을 회수하고 한국투자증권이 회사채를 발행하면 별도 증자 없이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카카오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수가격이 2조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증권 인수까지 참여하기에는 자금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카카오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터넷은행에 초기에 절반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자본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대우증권 인수까지 고려할 경우 조달해야 할 자금 규모는 3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대우증권 인수전 참여를 최종결정했다"며 "대우증권과의 비밀유지확약서에 따라 자세한 부분은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 KB금융 자금력 우위, 포트폴리오 다각화 이뤄질까


    KB금융은 대우증권을 인수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은 그동안 비은행 부분의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실제 KB금융은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B금융의 경우 자회사인 KB국민은행 배당만으로도 대우증권 인수가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민은행과 국민카드의 배당은 포함되지 않은 조달 여력으로 은행과 카드의 배당까지 받을 경우 조달 여력은 더욱 올라간다"며 "국내에서 거론되고 있는 다른 대우증권 인수 후보군들과 비교했을시 자본 조달 여력은 월등하다"고 말했다.


    인수 의지도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미 KB금융지주는 KDB대우증권 인수 태스크포스(TF)팀 구성을 한 상태다. KB금융은 전략기획담당 임원인 박재홍 전무를 팀장으로 한 10명 안팎의 대우증권 인수 TF팀 구성을 일부 완료했다.


    ◆ 인수전 추가 참여 가능성은


    외국계 인수 후보로는 중국 시틱(CITIC),그룹이 꼽히고 있다. 시틱그룹은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자문사로 JP모건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돌발 후보로는 한화그룹이 꼽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대우증권 인수 검토를 위해 티저레터(투자안내문)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화그룹은 대우증권 인수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일부 사모펀드(PEF)들도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