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의 딜레마...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전망 어둡다"

    입력 : 2015.11.05 09:27

    외국 시장조사업체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수년 안에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BGR은 3일(현지시각) 현지 시장조사기관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의 전망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다"면서 "품질이 우수한 저가폰들도 삼성전자 제품의 위상을 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는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업이 애플과 저가폰 제조업체 등에 밀려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전했다. / 그래픽=박종규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에 따르면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뚜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애플이 아이폰 시리즈를 앞세워 상당히 많은 지역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평균판매가격(ASP)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13년 평균 575달러(약 65만원)를 기록한 아이폰의 판매 가격은 올해 670달러(약 75만7000원)로 올라갔다.


    또 다른 현상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진영의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가 더 이상 경쟁업체를 압도하는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는 삼성전자가 '혁신기업의 딜레마(Innovator's Dilemma)'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혁신기업의 딜레마는 시장을 선도하던 기업이 어느 시점에서 더 이상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후발 기업에 시장지배력을 빼앗기는 현상을 말한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1997년 자신의 저서를 통해 처음 언급한 개념이다.


    벤 바자란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 연구원은 "초기 혁신기업은 저렴한 가격에 좋은 품질을 자랑하는 제품을 앞세운 후발주자의 방해를 받게 된다"면서 "600달러가 넘는 삼성전자의 고가 스마트폰 역시 200~400달러대 저가 스마트폰들의 출현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BGR은 삼성전자가 경쟁사들의 저가폰 출시에 맞서느라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총 8400만대다. 이중 38%는 200달러 미만 저가폰이 차지했다. 바자란 연구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200달러 미만 제품의 출하 비중이 8%였던 점을 감안하면 많이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는 저가폰 대부분이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했다는 점을 근거로 자체 OS인 iOS를 사용하는 애플보다는 삼성전자가 입는 타격이 훨씬 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자란 연구원은 "삼성전자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자체 OS인 '타이젠'을 개발했지만, 타이젠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아직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바자란 연구원은 "현재로선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업에서 매출 감소를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인다"면서 "빠르면 5년 안에 해당 사업을 철수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