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대금 반토막... 市場 기능 못 하는 코넥스

    입력 : 2015.11.05 09:39

    올해 신규 상장사 총 31개… 목표치 100개 크게 못미쳐
    코스닥 시장 거래침체에 코스닥 '발판' 기능 마비
    20%이상이 바이오 업체로 바이오株 하락 영향도 커


    한국거래소가 올해 계획한 코넥스 시장 신규 상장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올 들어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회사는 총 31개로, 한국거래소가 목표로 한 100개에 크게 못 미친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넥스 시장 신규 상장 기업 유치가 부진한 이유로 바이오업종 침체와 주식 거래량 감소를 꼽는다.


    ◇올해 코넥스 신규 상장 회사 31개 불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5일 상장하는 바이오씨앤디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31개사다. 의료기기 제조업체 자비스와 보험료 비교 분석 업체 인카금융서비스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이 업체들이 모두 연말까지 상장하면 올해 코넥스 시장 신규 상장사는 총 33개가 된다.



    앞서 지난 7월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올해 안에 코넥스 시장에 총 100개사를 상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를 약 두 달 남겨놓은 현재 목표치의 30%밖에 달성하지 못하자, 거래소 내부에서는 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 시장으로 옮겨가는 일종의 '발판' 역할을 한다"면서 "하반기 들어 코스닥 시장 내 거래가 침체되다 보니 코스닥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코넥스 시장에 새로 들어오려는 기업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일평균 거래대금 반 토막


    코넥스 시장은 현재 자체 거래가 많지 않아 주식 매매 시장으로서 기능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지난달 코넥스 시장 내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억4000만원으로, 7월 일평균 거래대금(33억400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일평균 거래량 역시 7월 23만주에서 10월 14만2000주로 감소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연간 3000만원 한도로 코넥스 전용 소액 투자 계좌를 개인 투자자에게 허용하며 투자 문턱을 낮췄으나, 거래는 오히려 침체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코넥스 시장 내 거래가 많지 않은 것이 상장사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코넥스 시장 상장사들은 1년에 한 번 금융감독원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분기나 반기 보고서를 낼 의무는 없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는 상장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기 어렵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 상장사 대부분이 투자자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며 "그나마 정보가 공개돼 있고 투자 매력이 큰 회사의 주식은 벤처캐피털 등 기관 투자자들끼리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로 사고파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개인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물량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바이오주 하락, 코넥스에 불똥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이 코넥스 시장 내 거래 감소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코넥스 시장 상장사 중 5분의 1 이상이 바이오 업체인 상황에서,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자 코넥스 시장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초 1만을 웃돌았던 유가증권시장 의약품업종지수는 현재 7761.21로 떨어진 상태다. 특히 7월까지만 해도 60만원대에 거래됐던 한미약품은 2분기 어닝쇼크(예상보다 부진한 실적)를 기록하며 한 달 만에 3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의 사정도 비슷하다. 7월 초 7889.13까지 올랐던 제약업종지수는 현재 6091.85까지 내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바이오 벤처기업은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업종 특성상 장기간 적자를 내면서도 자금 수혈이 필요한데, 코스닥 시장 상장이 쉽지 않아 코넥스에 먼저 상장하곤 한다"면서 "현재 코넥스 시장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기업 중에도 바이오 업체가 많다"고 말했다.


    ☞코넥스(KONEX)


    코스닥 시장의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위해 한국거래소가 2013년 7월 1일 개장한 중소기업 전문 주식시장. 자기자본 5억원 이상, 매출액 10억원 이상, 순이익 3억원 이상 중 한 조건만 충족하면 상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