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비트코인...가치 상승 4가지 이유

    입력 : 2015.11.05 14:04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0월 이후 급등하고 있다/블룸버그 제공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신원미상의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가상화폐로 인터넷상에서 발행 기관의 통제 없이 P2P(다자간 파일공유) 기술을 통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익명으로 거래된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각) 1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장 중 한 때 502달러까지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시초가(484.8달러)에서 25% 급등한 것이며 비트코인이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 9월 말(250달러)과 비교하면 두 배(100%) 이상 뛴 것이다.


    1비트코인이 50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비트코인은 한 때 미래화폐로 각광받으며 2013년 그 가격이 1038.2 달러까지 폭등했으나 지난해 말 대형 거래 중개업체였던 '마운트곡스'가 석연찮은 이유로 파산 보호를 신청한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 "자본 통제 피하자" 중국 수요 폭발


    지난 10월 말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브랜다 오코너 제네시스글로벌트레이딩 최고경영자는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거래가 급증했다”며 “특히 중국 지역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며 중국에 주목했다.


    베리 실버트 디지털커런시그룹 창업자는 중국의 수요 증가를 비트코인 가치 급등의 가장 큰 이유로 지목했다. "지난 2주 동안 중국에서 비트코인이 5~8%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 회사는 비트코인 초기 투자사로 최근 마스터카드와 벤캐피탈벤쳐 뉴욕생명 등 금융회사로부터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CNBC는 비트코인이 중국인들 사이에서 자본통제를 피하는 수단으로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8월 중국 인민(人民)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기습 절하 한 후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몰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블룸버그 제공


    ◆ 유럽연합, 비트코인 화폐 규정


    유럽연합(EU)이 최근 비트코인을 화폐로 규정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2일 유럽사법재판소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규정하고 부가가치세를 부과해서는 안된다고 판결했다. EU는 법정 화폐에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트코인투자신탁(GBTC) 상품을 판매하는 웨드부시 증권은 이 날 보고서를 통해 EU가 비트코인을 화폐로 규정한 데 따라 비트코인의 거래량이 급증할 것이며 향후 1년래 그 가격이 6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 비트코인 기술 금융권 활용에 주목


    비트코인 관련 보안기술인 블록체인이 금융 서비스 분야에 활용도가 높다는 점도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올 들어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금융사가 크게 늘었다. 나스닥 OMX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가 올 초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우리나라도 KB금융그룹이 블록체인 시스템 활용을 검토 중이며 신한은행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외환송금서비스를 국내 스타트업과 협업 중이다.


    웨드부시 증권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이 향후 몇 년 안에 기존의 금융 인프라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러시아계 다단계 금융 사기판에 몰린 돈


    FT는 중국에서 영업 중인 다단계 방식의 러시아 금융 거래 사이트 MMM을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진원지 중 하나로 지목했다. 이 사이트는 자신보다 늦게 가입한 회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다단계 모델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비트코인을 사야 한다.


    FT에 따르면 MMM은 웹사이트에 매월 30%의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광고하고 있으며 이 회사를 설립한 러시아의 세르게이 마브로디는 지난 1997년 같은 방식의 금융사기를 저질러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 밖에 5일로 예정된 미연방 보안관의 비트코인 경매도 비트코인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미연방보안관은 지난 2013년 온라인 마약 거래사이트인 '실크로드'를 폐쇄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