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06 09:30
[LG유플러스, '큐레이션 TV' 서비스 발표]
인기 프로 위주 채널 500개
채널 번호 외우지 않아도 바로가기 버튼 눌러 볼 수도
SKT, CJ헬로비전 인수후 유료방송 시장 대격전 예고
유료방송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IPTV(인터넷TV) 업체가 케이블TV업계 1위 업체를 인수하자, 또 다른 IPTV 업체는 채널 수를 3~5배로 대폭 확대하고 최신 미국 드라마를 거의 실시간으로 국내에 방송하는 등 혁신적 서비스를 내놓았다. 시청자들의 선택 폭도 그만큼 넓어졌다.
LG유플러스는 5일 인기 영화·드라마를 손쉽게 찾아서 볼 수 있는 주문형 비디오 (VOD·video on demand) 서비스를 발표했다. 301번은 '무한도전', 358번은 '소녀시대 뮤직비디오', 607번은 '왕좌의 게임' 식으로 하루종일 인기 VOD만 틀어주는 채널 500개를 새로 만든 것이다. 100~200개 정도에 불과하던 유료방송 채널을 단숨에 600~700개로 늘린 셈이다.
◇VOD도 채널 돌려서 본다
지금까지 IPTV에서 VOD를 시청하려면 리모컨으로 '메뉴→TV 다시보기→방송사 선택→드라마 선택' 등 적어도 7단계를 일일이 눌러야 했다. 하지만 LG가 이날 발표한 '큐레이션TV'는 리모컨 버튼을 2~3번만 누르면 곧바로 드라마·예능·영화 등을 볼 수 있다. KBS ·MBC·SBS 등 정규 방송 채널을 보는 것처럼 채널만 돌리면 바로 VOD가 재생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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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유플러스 모델들이 5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국내 처음 출시한 '큐레이션 TV'를 선보이고 있다. '다시보기' 등 복잡한 버튼 조작 없이 채널을 돌리면 주문형비디오(VOD)를 바로 볼 수 있다. /뉴시스
이날 '큐레이션 TV' 시연회에서 리모컨으로 '301'을 누르자 지난주 토요일에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자동으로 재생됐다. 좌우 방향 버튼을 움직이자 3주 전 방송된 '무한도전'이 나왔다. 이런 식으로 300번부터 999번까지 인기 프로그램 위주로 500개 채널이 마련돼 있다. 채널 번호를 외우지 않아도 예능·드라마·영화·해외드라마 등 '바로가기' 버튼 8개를 눌러서 볼 수도 있다. '예능' 버튼을 누르면 300번대 채널에 총집결된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안성준 LG유플러스 전무는 "지난해 VOD 시청 행태를 조사한 결과, 시청자들은 보고 싶은 방송을 보기 위해 최대 174번이나 리모컨 버튼을 눌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러한 불편을 없애기 위해 간편한 VOD 서비스 '큐레이션TV'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IPTV 가입자 220만명을 보유한 LG유플러스는 귀찮아서 VOD를 보지 않는 시청자나 리모컨 조작이 서툰 50~60대 등을 큐레이션TV 고객으로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가입자 중 고급형 IPTV 가입자는 무료로, 일반형 IPTV 가입자는 월 1000원을 더 내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인수합병·신규 서비스 줄줄이
유료방송 시장의 대격전은 IPTV 업체 2위 SK브로드밴드를 자회사로 둔 SK텔레콤이 포문을 열었다. 이 회사는 지난 2일 이사회를 열어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비전를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케이블TV 따로, IPTV 따로 칸막이를 쳐서 서비스하던 유료방송 업계에 장벽을 없애기로 한 것이다.
인수 작업이 완료되면 SK브로드밴드는 유료 가입자 750만명(IPTV 가입자 포함)을 확보한 거대 통신·미디어 회사로 거듭난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합 미디어 서비스를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와 큰 격차로 IPTV 업체 1위(가입자 840만명)를 달리던 KT도 현실에 안주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당장 KT가 다른 케이블TV 업체 인수전(戰)에 뛰어들 수는 없다. 한 사업자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이 33%를 넘을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이필재 KT 미디어사업본부장은 "국내 IPTV 업체 중 가장 많은 19만여 편의 VOD 콘텐츠를 IPTV·위성 방송·모바일 등에 적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