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리려는 미국 VS 내리려는 유럽...글로벌 금융 리스크 키울수도

    입력 : 2015.11.10 16:54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르면 내달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미 연준 전경/블룸버그 제공


    로이터에 따르면 ECB의 일부 정책위원들은 기준금리를 -0.7%까지 추가 인하할 여력이 있다는데 동의했으며, 내달 금리를 적어도 0.1%포인트 이상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ECB의 현행 기준금리는 -0.2%다.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가 지난 5일 "확장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용의가 있다"며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통화정책의 수준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을 때 시장 전문가들은 ECB가 현재 실시 중인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했다.


    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의 조지 루카스 상무이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리인하 여력이 없다고 했던 ECB가 12월 기준금리 인하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기준 금리 인상에 한 발짝 더 다가선 분위기다. 지난 6일 발표된 10월 고용지표를 비롯해 다양한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온 덕분이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신규 취업자 수(비농업 부문)는 27만 1000명으로 시장 전망치(17만 7000명)를 크게 웃돌았다. 앞서 발표된 10월 실업률도 5.0%를 기록해 '완전고용 범위(4.9%~5.1%)'에 포함됐다.


    미국에서는 연방은행 총재를 중심으로 12월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이 줄을 잇고 있다. 중도파로 분류되는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가 "(12월) 금리 인상이 타당하다"고 밝힌 데 이어 비둘기파(확장적 통화정책 옹호)인 에릭 로젠그랜 보스턴 연은 총재도 9일 "경기 개선 추세가 계속된다면 12월 금리 인상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달 초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과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은행 총재도 "경제 성과가 기대에 부합한다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며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연준은 지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을 통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엔 미국과 유럽의 엇갈린 통화 정책이 세계 경제의 불투명성을 높일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국 통화정책이 엇갈리게 되면, 글로벌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져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은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일례로 지난해 말 미국이 대규모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QE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ECB가 1조 1140억 유로(약 1435조원)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는 QE를 시작해 논란이 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당시 "주요국의 엇갈린 통화정책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이 될 수도 있다"며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미국을 제외한 국가의 통화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ECB 일본은행(BOJ) 중국 인민은행 등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경쟁적으로 통화 완화정책을 펴고 있지만 미국은 계속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국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