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군제 맞춰 4대 소비 진작책 발표

    입력 : 2015.11.12 09:42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光棍節, 독신자의 날) 를 위한 할인 행사가 열린 11월11일 중국에서 소비 진작 관련 3가지 호재가 쏟아졌다.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 운영업체인 알리바바(阿里巴巴)의 광군제 할인 행사가 예상을 웃도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게 첫째다. 이날 하룻동안 알리바바의 거래액은 912억 위안(약 16조 4900억원)에 달했다. JP모건의 예상치(750~800억 위안)를 크게 웃돌았다.



    두번째 호재는 이날 발표된 10월 중국 소매매출 동향이다. 10월 소매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11% 늘었다. 올들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광군제 행사가 입증하듯 온라인을 통한 소비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올들어 10월까지 온라인을 통한 소매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4.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매 매출 증가율(10.6%)의 3배에 달했다.



    소비 개선은 10월 고정자산투자와 산업생산 증가율이 둔화된 것과 대조된다. 일각에선 투자와 수출 주도의 성장동력을 소비를 주축으로 하는 성장동력으로 바꾸는 노력이 탄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세번째 호재는 정부에서 나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2013년 3월 시진핑(習近平) 정부 출범 이후 '111번째' 국무원 상무회의를 이날 열고 새로운 소비 수요에 맞춰 소비재 생산과 서비스업을 혁신해 잠재 내수를 키우기로 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상무회의에선 소비를 더욱 진작시키기 위한 4가지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정부 산하 기관이 수행하던 교육 위생 문화 등의 소비 관련 사업을 개혁해 기업화할 것은 서둘러 기업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민간자본이 이들 분야의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전면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동시에 해당 분야 외자에 대한 규제를 점진적으로 풀기로 했다. 또 신기술과 신소재 등을 활용해 질 좋은 신제품과 생활 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하기로 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블룸버그 제공


    리 총리는 지난 10월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을 시찰할 때 만난 벤처기업인에게 들은 3차원 프린터 이야기를 소개하며 "세계로 눈을 돌리면 이미 공업혁명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소비수요를 끊임없이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계획경제 시대의 관념을 철저히 버리고 산업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호구(戶口)제도 개혁을 서둘러 부동산과 가전 소비를 키우기로 했다. 호구제도 개혁은 도시에 있는 2억5000만명의 농민공(農民工, 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 들로 하여금 도시민과 같은 수준의 의료 교육 등의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의 소비 여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 당국은 모든 지방정부에 연말까지 호구제도 개혁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최근 전했다.


    둘째는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물건을 살 수 있는 환경 조성이다. 소비재의 표준화 수준을 높이고 짝퉁을 업정하게 처벌하는 등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


    전국적으로 통일된 신용정보 공유 플랫폼을 구축해 다른 지역간 또는 다른 업종간 고객이나 기업에 대한 신용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문제 있는 기업이나 고객들이 설 자리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셋째는 세제 및 금융등을 통한 정책 지원 강화다. 소비자 금융회사 시범 지역을 전국로 확대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소비재 수입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내 면세점을 늘리기로 했다. 또 외국인 관광객의 중국내 소비를 늘리기 위해 역내에서 물건을 산 뒤 귀국할 때 세금을 환급해주는 정책도 보완하기로 했다.


    리 총리는 "중국의 13억 인구중 중산층이 3억명에 달한다"며 "어떤 국가와도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소비역량을 갖고 있다"고 자평했다. 리 총리는 그러나 "중국이 중진국 진입을 하면서 소비수요가 바뀌고 업그레이드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에 순응하는 게 내수를 확대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소비 시장을 공략하는 한국 기업들도 염두해둬야 할 중국 정책의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