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증시 올랐다, 인도만 빼고

    입력 : 2015.11.25 11:10

    모디 집권당 지방선거 패배 '모디노믹스' 제동 우려 커져
    전문가 "美 금리 인상 등 변수 많아 흐름 유지 힘들 것"


    최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 4개국) 국가 증시의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크게 하락했던 중국 주가지수는 정부의 잇따른 경기 부양 발표에 힘입어 눈에 띄게 반등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올해 들어 약세를 보였던 러시아와 브라질 주가지수도 최근 선진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반면 올해 초에 크게 올랐던 인도 증시는 약세로 돌아섰다. 인도 주가지수는 지난해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외국인 투자가 늘면서 상승세를 보였지만, 최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정당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정치적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러시아·브라질 주가지수, 선진국보다 올라


    23일(현지 시각) 러시아 RTS지수는 전날보다 1% 오른 897.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6일 연속 이어진 상승세로 이달 들어 상승률이 6.2%에 이른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6.7% 올랐고,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도 5% 상승했다. 반면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이달 들어 0.7% 오르는 데 그쳤고, 영국과 프랑스 증시는 각각 0.9%, 0.2% 내렸다. 주요 선진국 주가지수가 옆걸음하거나, 하락하는 동안 인도를 제외한 브릭스 국가 증시는 강세를 보인 것이다.


    중국 증시는 지난 6월 이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8월까지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등 적극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9월 이후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원자재 수요가 다시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브라질 증시도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증시의 경우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이슬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의 테러 이후 러시아 정부가 유럽, 미국 등과 손잡고 테러 세력 진압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러시아·브라질의 주가지수가 반등하면서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다.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는 '삼성중국본토중소형포커스'는 최근 한 달간 11.3%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라질과 러시아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브라질러시아업종대표'도 5.1% 수익률을 보였다.


    ◇인도 주가지수는 하락


    브릭스 국가 중 가장 눈에 띄게 올랐던 인도 주가지수는 최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인도 증시의 센섹스지수는 2만5819.34로 마감, 이달 들어 3.1% 하락했다. 최근 한 달간 하락률은 6%에 이른다.


    인도 센섹스지수는 지난해 모디 총리 취임 이후 인프라 건설과 제조업 활성화,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모디노믹스'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올해 들어 강세를 보이며 지난 3월 2만9000선을 넘어섰다. 그러나 지난 8일 열린 인도 비하르주 주의회 선거에서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지역정당 연합에 패배하면서, 모디 총리의 경제개혁안이 벽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등 변수 많아


    전문가들은 최근 브릭스 국가들의 증시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 외국인 투자 자금이 지속적으로 신흥국 시장에서 유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러시아와 브라질의 수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지 못한 채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러시아와 인도의 경우처럼 신흥국 증시는 정치적인 이슈에 의해서도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