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안 내려받고 '스트리밍'으로 즐긴다

    입력 : 2015.11.27 09:29

    구글, 검색 화면서 앱 기능 바로 이용하는 서비스 공개
    빨라진 무선인터넷… 네이버 'V'앱 등 스트리밍 확산


    구글이 스마트폰에서 앱(응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지 않고 검색 화면에서 앱의 기능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최근 공개했다. 예컨대 호텔 예약 앱을 '구글 플레이'에서 내려받지 않아도, 검색창에 '시카고 호텔'이라고 입력하면 호텔의 목록과 숙박비가 나타나고 '지금 예약' 버튼이 떠서 예약을 마칠 수 있는 것이다.


    구글은 이 서비스를 '앱 스트리밍(streaming·바로 보기)'이라고 소개했다. 현재는 미국에서 9개 앱과 제휴해 시범적으로 제공하는 기능이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모바일에서 더 많은 사용자들이 구글 검색을 이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다운로드 시대는 저무는가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이 기능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상·음악과 같은 콘텐츠에 이어 앱도 다운로드(download·내려받기)하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이용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다운로드는 사용자의 스마트폰이나 PC에 파일을 내려받아서 저장해 놓고 쓰는 방식이고, 스트리밍은 실시간으로 데이터 파일을 전송받으면서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PC 시절의 검색 서비스는 '포털(portal·정문)'이라고 불렸다. 인터넷 서비스 이용이 검색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모바일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다양한 목적과 기능을 가진 앱들이 저마다 경쟁한다. 구글과 제휴한 호텔 예약 서비스 '호텔 투나잇(Hotel Tonight)'도 예약은 앱에서만 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새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그에 맞는 앱을 내려받아야 했다.


    구글의 앱 스트리밍은 이런 환경을 바꾸고 모바일에서도 검색의 주도권을 찾아오겠다는 것이다. 이런 서비스가 보편화하면 소비자들은 일일이 앱을 찾아 내려받지 않아도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개발자 입장에서도 구글과 같은 강력한 검색 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콘텐츠 이용은 이미 스트리밍이 대세


    모바일 기기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은 이미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넘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성능이 좋아지고 무선 인터넷의 속도도 빨라지면서 콘텐츠를 내려받아 저장해두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바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분야는 음악이다. 스포티파이·판도라처럼 일찍부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왔던 기업들에 이어 구글·애플·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들도 잇따라 서비스를 출시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사용자를 확보하고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리려는 것이다. 최근 서비스는 단지 음악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할 뿐 아니라, 사용자의 취향이나 상황을 분석해 어울리는 곡을 자동으로 틀어주는 등 인공지능을 응용해 발전하고 있다.


    영상 역시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세다. 미국 최대의 유료 동영상 업체인 넷플릭스가 내년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국내 유료방송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대표적 무기로 'V'앱을 꼽는다. V앱은 빅뱅, AOA 등 인기 스타들의 공연이나 일상 모습을 영상에 담아 스트리밍으로 서비스한다. 네이버 김상헌 대표는 "네이버가 생존을 위해 추구해야 할 방향 중 하나가 글로벌"이라며 "V앱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도전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리밍 방식의 콘텐츠 이용은 게임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그래픽칩 업체 엔비디아는 게임기 '쉴드(Shield)'에서 PC용 게임을 내려받지 않고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는 '지포스 나우' 서비스를 지난달부터 미국·유럽·일본에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