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짜리 마사지 받으세요?... 전 집에서 하는데

    입력 : 2015.12.02 10:04

    [IT와 뷰티케어의 만남]


    안면 인식 기술 이용한 앱, 화장 후 모습 미리 보여줘
    세안·마사지·눈주변 관리 기기 하나로 해결하고 피부에 맞는 화장 팁 조언도
    미용 관리 시장 급성장… 벤처기업들 잇따라 진출


    대학원생 강모(여·25)씨는 화장품을 주로 스마트폰으로 산다. 화장품을 살 때 자주 쓰는 스마트폰 앱(응용 프로그램)은 로레알에서 출시한 '메이크업 지니어스'다. 이 앱은 안면 인식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가 립스틱·아이라이너 등 화장품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자신의 얼굴에 실제로 화장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강씨는 "매장에 가지 않아도 내 얼굴에 어울리는 제품을 골라 살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최근 미용(뷰티) 산업과 IT(정보기술)의 결합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폰·태블릿PC 등으로 대표됐던 IT는 대표적인 남성 위주의 산업이었고, 화장품·미용 기기 등 뷰티는 여성 위주의 산업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제는 서로 연결돼 고객들에게 더 큰 편익을 주는 것이다.


    ◇뷰티케어 기기 연평균 18% 고성장


    지금까지 피부 관리나 고급 미용 서비스는 중·상류층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였다. 하지만 소득·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스스로를 꾸미고 관리하는 것에 대한 관심은 남성·여성 할 것 없이 엄청나게 커졌다. 서울 강남에는 한 번에 15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까지 내야 피부 탄력, 눈가 주름 관리 등을 해주는 마사지숍이 즐비하다.


    최근에는 이런 마사지숍 서비스를 안방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뷰티케어 기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 필립스는 미용 관리용 기기를 만드는 대표적인 회사다. 이 업체는 헬스케어(건강관리)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미용 기기 분야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의 '비자퓨어 어드밴스드'는 세안·마사지·눈 주변 관리를 하나의 기기로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예를 들어 세안용 기기를 장착하면 초미세 진동으로 노폐물을 제거해주고, 눈 주변 관리용 기기를 장착하면 진동 횟수를 줄여 피부 관리를 해주는 식이다. 병원이나 마사지숍에 1~2번 갈 돈이면 이 기기를 구입해 원할 땐 언제든지 안방에서 자가 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미용 관리 기기는 병원이나 전용 숍에 납품하는 B2B(기업 간 거래)용이 많았다. 요즘은 기술력이 축적되면서 개인용 뷰티케어 기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일본 파나소닉은 주름·탄력 개선, 클렌징, 제모용 기기 등 가정에서 쓰는 미용 가전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로레알·유니레버 등 화장품·생활용품 기업도 이 분야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시장 규모도 급성장 중이다. 미국의 시장 조사 업체 '퍼시스턴츠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뷰티케어(미용 관리) 기기 시장은 작년 194억달러(약 22조4613억원)에서 2020년 542억달러(약 62조7527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8.7%로 예상된다.


    ◇가전·생활용품·벤처기업도 앞다투어 진출


    벤처기업들도 뷰티와 IT를 접목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의 웨이웨어러블은 지름 5.8㎝ 크기의 작은 원형(圓形) 기기인 '웨이'를 선보였다. 이 제품을 피부에 갖다 대면 사용자의 피부 특성을 분석해 스마트폰에 적절한 안내 메시지를 보내준다. 예를 들어 '피부 자극이 적은 스킨·로션을 사용하세요' '비타민 성분이 많은 에센스를 쓰세요' 등 구체적으로 팁을 알려주는 식이다. 이 기기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온라인 모금(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12만1588달러(약 1억4000만원)의 선주문을 받을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고객을 찾아가는 주문형(on demand) 서비스 업체들도 등장했다. 미국의 글램스쿼드는 스마트폰 앱으로 신청하면 미용 전문가들을 고객의 집이나 사무실로 보내 머리·피부 관리·화장 등을 해준다. 이 회사는 일본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서 2400만달러(약 278억원)를 투자받는 등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영국에 본사를 둔 와한다는 약 1만5000여개의 미용실·손톱관리점(네일숍) 등과 제휴해 고객들이 온라인·모바일로 손쉽게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