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金利 벌써 꿈틀... 예금 짧게, 대출은 고정금리

    입력 : 2015.12.18 09:26

    개인 투자 가이드
    年 2%대 정기예금 나와
    시중금리 따라 예금금리 오르는 회전식 정기예금 같은 상품 유리
    대출 받아 집 사려고 하면 고정금리형 대출이 바람직
    "强달러 예상… 외화예금 고려 채권은 비중 줄이는 게 유리"


    "대출받아서 집 사려고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예금 가입은 늦출수록 좋나요?"


    미국이 16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자, 17일 은행과 증권사 상담 창구에는 앞으로 자산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느냐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지금까지는 초저금리 기조에 맞춘 재테크 전략을 짰는데, 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박준홍 유안타증권 강남센터장은 "역사적으로 미국 금리 인상은 장기간에 걸쳐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서 "한국도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을 시도하게 되고, 이에 따라 초저금리 기조는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발 금리 인상에 시동이 걸린 금융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점검해 봐야 할 재테크 포인트를 짚어봤다.



    ◇예금 만기는 3~6개월 짧게


    전문가들은 장기 예금보다는 단기 예금으로 운용하면서 금리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금리도 시차를 두고 미국 금리 움직임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금융 시장에선 예금 금리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광주은행은 지난 16일 시중은행 중엔 처음으로 연 2%짜리 1년 정기예금을 내놨다. 저축은행들도 미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듯 금리를 올려 1년 만기에 연 2.6~2.7% 금리를 주고 있다. 공성율 KB국민은행 PB팀장은 "금리 상승기에는 실세금리가 일정 기간 지나면 바로 반영되는 회전식 정기예금 같은 상품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가령 1년 만기 회전식 정기예금의 이자 회전기간을 3개월로 해놓으면 3개월이 지날 때마다 금리가 바뀐다. 시중 금리가 오르면 예금 금리도 함께 오르는 구조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수록 이득이다.


    ◇장기로 대출받으면 고정금리


    은행 대출이 많은 사람은 금리가 오르게 되면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진다. 실제로 이날 은행 창구에는 "대출받아 집을 사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가장 많았다. 대출 금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 2%대가 대세였지만, 시중은행들이 최근 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하면서 3% 선으로 높아졌다. 주택 담보대출 기준금리로 이용되는 코픽스(Cofix)는 올 초 2.08%에서 지난 9월 1.54%까지 하락했다가 연말 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상태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새로 대출을 받는다면,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이 덜한 고정금리형 대출 상품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주택금융공사가 판매하는 무주택 서민을 위한 고정금리형 상품(디딤돌 대출) 금리는 이달 기준으로 금리가 최저 연 2.0%(10년 만기)다. 다만 이미 대출을 받은 사람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것은 수수료 부담이 생길 수 있으니 잘 따져봐야 한다. 이원홍 KEB하나은행 부장은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지 3년이 넘었다면 중도상환 수수료가 면제되기 때문에 고정금리로 갈아타기를 고려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투자 방망이는 짧게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유망 자산으로 달러를 꼽았다. 김영한 대신증권 PB팀장은 "산유국이나 중국 경기 침체와 같은 리스크가 부각되면 달러가 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달러 강세시 수익이 나는 외화예금이나 DLS(파생결합증권)와 같은 상품 가입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반면 달러 강세가 상당히 진행됐기 때문에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니, 저가에 매수했던 달러의 차익을 실현하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미국 금리 인상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16일, 강남권 은행에는 거액 자산가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대부분 달러를 1100원대에 매수해 5~7% 수익을 올린 자금이다.


    김인응 우리은행 압구정현대지점장은 "저가에 달러를 샀던 자산가들이 5~7% 수익을 실현해서 어제 하루 우리 지점에서만 150만달러가 거래됐다"면서 "일단 수익을 실현해서 현금을 확보해놓고, 달러 가격이 1100원대 초반으로 내려가면 재매수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경옥 우리은행 PB팀장은 "향후 자산 시장은 달러 강세와 유가 흐름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펀드 등에 투자해서 4~5% 정도의 수익이 나왔다면 환매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채권 비중은 축소


    국내외 채권형 펀드는 예금 이자보다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난해 3조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았고 연초까지만 해도 꾸준히 돈이 몰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금 흐름이 달라졌다. 최근 한 달간 국내 펀드 시장에서 가장 자금이 많이 빠져나간 유형은 국내 채권형 펀드(-4148억원)였다.


    전 세계적으로도 지난 4주간 107억달러의 자금이 채권형 펀드에서 탈출했다. 정상규 신한PWM태평로센터 PB팀장은 "채권은 만기까지 보유해서 확정금리를 받을 목적이 아니라면 금리 인상으로 평가손이 예상되는 만큼 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