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2.21 09:32
韓國 신용등급 Aa2로 올려… '역대 최고' 수준
무디스 "구조개혁 후퇴하면 다시 하향" 단서 달아
최경환 "美금리인상 따른 자금이탈 막아줄 것"
글로벌 신용 평가사들이 매기는 한국의 국가 신용 등급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대외 신인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갈수록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 경제에 착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신용 평가사 무디스는 18일 한국의 국가 신용 등급을 기존 Aa3에서 Aa2로 한 단계 올렸다. 무디스는 국가 신용 등급을 총 21단계로 나누어 매기는데, Aa2 등급은 셋째로 높은 등급이다. 세계 3대 신용 평가사를 통틀어 우리나라 신용 등급이 이렇게 높이 올라간 것은 사상 처음이다. 또 투자 적격 등급에 속해 있는 27개국 중 무디스가 올해 신용 등급을 올린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무디스는 신용 등급을 올린 이유로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무디스는 "한국이 앞으로 5년간 선진국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1인당 소득도 유럽 선진국 수준에 근접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부채를 포함한 공공 부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게 유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에 일조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신용 등급 상승은 대외 신인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시점에 무디스의 결정은 이런 우려를 차단하는 '방어막'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무디스가 꼽은 향후 한국 경제의 최대 관건은 구조 개혁의 성공 여부다. 무디스는 "과거 성공적인 개혁을 통해 외환 위기를 극복한 경험 등을 감안할 때 이번 공공·노동·금융·교육 분야 개혁도 성공해 잠재 성장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현재 추진 중인 구조 개혁이 후퇴하거나 장기 성장 전망이 악화될 경우 신용 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