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1.06 10:20
지난해 4대 경제권 증시 엇갈려 유럽·일본·중국 웃고 미국 울상
새해 中 폭락 하루만에 안정 찾아 4대 경제권 모두에 기대감 상승
새해 개장 첫날부터 중국 증시 폭락으로 세계 4대 경제권(미국·유럽·일본·중국) 증시가 일제히 출렁거렸지만 하루 만에 분위기가 진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글로벌 증시에 대한 상승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작년엔 4대 경제권 증시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미국 증시는 울고, 유럽·일본·중국 증시는 웃었다. 올해 첫 출발부터 말썽을 부렸던 중국 증시는 작년 6~8월 45% 폭락 장세를 보였는데도 한 해를 결산해보면 9.4%나 뛰어 연초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연말에 웃을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글로벌 증시가 미국 금리, 중국 경기, 국제 유가 등 3대 변수 움직임에 따라 요동을 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2015년: 고개 숙인 美, 체면 차린 中, 고군분투 EU·日
미국 다우지수는 작년 한 해 2.2% 떨어졌다. 연간으론 글로벌 금융 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작년 5월만 해도 1만8351.3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반기까지는 흐름이 좋았다. 그러다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작년 8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이 주춤하는 사이 유럽·일본·중국 증시는 선전했다. 상고하저(上高下低·상반기에 높고 하반기에 낮은 것) 흐름은 같았지만 정책 당국이 나서 충격을 줄였다. 특히 중국 상하이지수는 작년 6~8월 45% 폭락했지만 연간 상승률은 9.4%로 4대 경제권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반기 급락 장세와 성장률 둔화에 맞서 기준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8월과 10월에 잇따라 내리는 등 공격적 경기 부양책을 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돈을 푸는 양적 완화 정책을 실시한 유럽과 일본 증시도 선전했다. 범유럽 스톡스600지수와 일본 닛케이지수는 각각 연초 대비 6.8%, 9.1%씩 올랐다.
◇2016년: 美 금리, 中 경기, 국제 유가… '3대 리스크'가 관건
새해 첫날부터 중국 증시 폭락으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였지만 하락 추세가 줄곧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다만 올해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는 전망한다.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기 침체 우려, 국제 유가 하락 등 이른바 '3대 리스크(위험)'의 움직임에 따라 주요국 증시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증시 투자자는 이런 3대 변수의 움직임에 주의해야 한다. 우선 미국은 올해 기준 금리를 2~5차례 올릴 수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원자재 시장에서 달러 시장으로 급격히 쏠리면 세계경제가 휘청거릴 수 있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도 위협적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올해 중국 성장률을 6.8%로 예상한다. 하지만 블랙스톤 등 일부 비관적 기관은 5%를 밑돌 수 있다고까지 전망한다. 중국이 경기 침체에 직면하면 선진국·신흥국이 동시에 타격을 받아 작년 하반기 같은 증시 폭락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국제 유가는 원유 공급 과잉으로 올해도 약세를 이어간다는 전망이 많다.
전문가들의 미국 증시 전망은 엇갈리지만 중국·유럽·일본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편이다. 미국 증시는 6년간 이어진 상승세가 금리 인상으로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올해 한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해 작년보다는 나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반면 중국 상하이 증시는 변동성 장세 속에 3500~4500선을 오르내릴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가 많다. 또 경기 부양을 예고한 유럽·일본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강현철 NH투자증권 투자전략담당 이사는 "올해 글로벌 시장은 상반기 조정 국면을 거쳐 재정 정책이 확대되는 하반기에야 불안감을 떨쳐낼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자들은 3~4월 이후에 투자·재정 지출을 확대하는 국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