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1.14 11:06
[돈 버는 지름길] 새해 착실하게 돈 굴리기
우대금리 챙기면 年2%대 은행 예·적금상품 잇따라
14세 이하 어린이 명의로 가입, 실적따라 최대 年2.6% 적금도
인터넷·모바일 가입 땐 우대, 최고 5% 저축은행 특판상품
"금리 더 올라갈 가능성… 예금 만기는 1년 이하로"
지난해 간신히 '마이너스 통장'을 탈출한 직장인 정모(42)씨는 올해 목표 중 하나로 '착실하게 돈을 불려보자'고 결심했다. 지난해 말 받은 약간의 보너스, 곧 들어오리라고 기대되는 연말정산 환급금을 잘 불리고 매월 얼마라도 남긴 돈을 모아 굴려볼 생각이다. 정씨와 같은 이들에겐 반갑게도, 그동안 거의 자취를 감췄던 금리 연 2%대 예·적금이 새해를 맞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이 9년 만에 금리를 올려 한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계좌이동제 도입 등 은행권의 '충성 고객' 잡기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다.
◇은행권에서 부활한 연 2%대 예금
초저금리가 이어지는 재테크의 빙하기에 '금리 연 2%대 은행 예금'이라는 온기(溫氣)가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 우리은행이 원숭이띠 해인 2016년을 맞아 지난 11일 출시한 '레드 몽키(Red Monkey·붉은 원숭이) 정기예금'은 기본금리 연 1.7%(만기 1년 기준)에 스마트폰 앱 '위비뱅크' 가입, 우리은행 첫 거래 등 몇몇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2.0% 금리를 준다. 최대 2000만원까지 예치가 가능하다. 기업은행이 2월까지만 파는 '2016 패키지 예금'은 기본 금리 연 1.87%에 신규 거래, 급여 이체 등 거래 실적에 따라 최고 2.02%를 준다. 최소 가입 금액이 3000만원(최대 30억원)으로 다른 예금에 비해 큰 편이다.
경남은행은 기본금리는 약간 낮지만(연 1.6%) 우대 금리 챙기기가 비교적 간편한 특판 예금을 1월에 한해 판매 중이다. '스마트 정기예금'과 '이―머니 정기예금'은 각각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가입하기만 하면 금리가 연 2.1%로 높아진다. 가입 한도는 최대 1억원이다.
은행의 주(主)거래 고객을 묶어둘 '당근'으로 유용한 적금 상품의 금리도 올라가고 있다. 급여 이체를 하거나, 자동 이체를 등록하면 2%대 후반 금리까지도 노릴 수 있다. 새해를 맞은 기념으로 자녀 이름으로 적금을 들어주고 저축 습관을 길러주고 싶다면 KEB하나은행이 지난 11일 내놓은 '○○○(가입자인 아이 이름) 사랑해 적금'이 유용하다. 만 14세 이하 어린이 명의로만 가입이 가능한데, 부모·조부모 등 가족의 은행 거래 실적에 따라 우대 금리를 더해 최고 연 2.6%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만약 만기를 3년까지 늘리면 최고 금리가 연 3.0%까지 올라간다. 가입 한도는 월 50만원이고, 2월 말까지 5만원 이상 신규 가입자 중 2000명을 추첨해 가족사진 달력 제작권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의 '내맘대로 적금', 농협은행의 '직장인 월 복리 적금', 신한은행의 '주거래 우대 적금' 등도 급여 이체를 포함한 몇몇 조건을 충족하는 가입자에게 비교적 높은 연 2.49~2.6% 금리를 준다.
◇모바일 가입, 체크카드 발급으로 금리 챙기기
저축은행들도 은행에 질세라 조건 좋은 예·적금 특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인터넷·모바일로 가입하면 우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 특히 많다. 저축은행에 돈 넣기를 불안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 은행별로 5000만원까지는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한도 안에 돈을 넣는 것이 안전하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스마트폰 앱 '웰컴스마트' 출시를 기념해 예금 금리를 올려, 최고 연 2.2%를 받을 수 있는 'M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모바일로 가입해야 이 금리를 받을 수 있고, 창구에서 가입할 경우엔 금리가 연 2.0%다.
웰컴저축은행 체크카드와 연계한 '체크플러스 정기적금'은 기본 금리 연 3.0%에 체크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최고 2.0%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웰컴저축은행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면 0.6%포인트, 이 체크카드를 월 30만원 이상 쓰면 연 1.0%포인트, 모바일로 가입하면 0.4%포인트를 더해준다. H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인터넷으로 가입 시 각각 연 2.25%, 2.4% 금리를 준다. 두 예금 모두 가입 한도는 없다.
KEB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희수 개인금융팀장은 "앞으로 한국 금리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으므로 예금은 만기를 1년 이하로 너무 길지 않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며 "적금의 경우 매월 불입액을 미리 정해놓는 정액식보다는 입금액을 조절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을 선택해, 금리가 오르면 이미 가입한 적금의 불입액을 줄여 남는 돈으로 금리가 더 높아진 다른 적금에 새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