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2.11 09:42
[넷마블·넥슨 아성에 후발 주자들 도전장]
네시삼십삼분 '로스트킹덤', 위메이드 '소울앤스톤'… 액션 RPG로 새해 포문 열어
넷마블 신작'나이츠 오브 나이트', 넥슨 '메이플스토리 M'으로 수성
카카오까지 게임 사업 뛰어들어
연간 3조6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패권을 둘러싸고 새해, 국내 주요 게임 업체들 간의 대격돌이 펼쳐진다. 현재 이 시장은 '레이븐' '이데아' '모두의 마블' 등을 앞세워 매출 1조원 고지를 넘긴 넷마블게임즈(넷마블)와 액션 RPG(role playing game·역할수행게임) '히트'로 열광적 팬층을 확보한 넥슨의 아성이 굳건한 상황.
여기에 네시삼십삼분·위메이드 등 후발 주자들이 대거 신작 게임을 쏟아내며 도전장을 던졌다. 국내 메신저 시장 1위 기업인 카카오도 게임 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업계에서는 "그야말로 모바일 게임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포문 연 위메이드·네시삼십삼분, 수성 다짐하는 넷마블·넥슨
네시삼십삼분과 위메이드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네시삼십삼분은 액션 RPG 신작인 '로스트킹덤'을 25일 공개한다. 이 게임은 지난해 폭발적 인기를 끈 레이븐·이데아·히트처럼 화려한 그래픽과 전투 장면에서 실감나는 타격감(打擊感)을 내세운 게임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 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돈다.
특히 로스트킹덤은 모바일 게임 중 처음으로 '마을' 기능을 도입했다. 마을은 기존 '리니지' 등 PC용 게임에서 자주 쓰였던 기능으로 게임에 접속한 사람들끼리 대화도 하고, 서로 연합해 게임을 함께 할 수 있는 가상공간이다. 네시삼십삼분 관계자는 "마을 기능이 탑재되면서 모바일 RPG가 완벽하게 PC용 온라인 게임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28일 모바일 액션 RPG인 '소울앤스톤'을 출시했다. 이 회사는 2013년 '윈드러너' 게임이 히트하면서 모바일 게임 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 출시한 게임들이 연이어 실패하면서 실적이 악화된 상태다. 소울앤스톤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있던 위메이드 창업자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복귀해 개발한 게임이다. 위메이드는 광고 모델로 인기 여배우 하지원씨를 내세우고, 마케팅비로만 수십억원을 책정하는 등 이 게임의 성공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수성(守城)에 나선 넷마블과 넥슨 역시 신작 게임으로 승부를 건다. 지난해 레이븐과 이데아 등 액션 RPG로 큰 성공을 거둔 넷마블은 같은 장르의 '나이츠 오브 나이트(Knights Of Night)'를 올 1분기 중에 내놓는다. 넥슨은 2003년 첫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큰 인기를 누려온 '메이플스토리'의 모바일 버전 '메이플스토리 M'을 선보인다. PC게임 강자인 엔씨소프트는 기존의 리니지 캐릭터를 활용한 모바일판 '리니지'로 불리는 '프로젝트S'를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 창업자인 방준혁 이사회 의장은 "올해는 시장 재편이 급속도로 이뤄지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도 게임 시장 본격 도전
한국 최대의 모바일 게임 플랫폼(기반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도 게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지금까지 카카오는 '게임하기' 서비스를 통해 다른 업체들의 게임을 유통하는 역할에 그쳤다. 개발이나 퍼블리싱(출시) 등은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올해부터는 중소 개발사들이 만든 게임을 사들인 뒤 이를 '카카오'의 이름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대형 게임업체들과 직접 경쟁하겠다는 선언이다. 카카오톡 메신저에서 친숙하게 사용하는 각종 캐릭터들도 게임에 활용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NHN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출시한 게임 '프렌즈팝'이 큰 인기를 끌면서 게임 사업에서도 상당한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남궁훈 게임총괄 부사장은 "카카오톡이나 콜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등과 연계한 마케팅·프로모션을 진행해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업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카카오까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게임 시장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면서 "올해 시장을 제패한 자가 당분간 국내 모바일 게임 판도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