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2.15 10:26
[스페인 바르셀로나서 열리는 'MWC'… 모바일 신제품 집결]
- 삼성전자 '갤럭시S7' 비밀주의
초청장에 각·빛 강조 이미지… 고성능 카메라 탑재 추정도
- LG전자 'G5'에만 집중
금속 소재·듀얼 카메라 유력… 보조화면 항상 켜 있는 기능도
- 신흥 강자 화웨이·샤오미
화웨이는 스마트워치나 태블릿, 샤오미는 '미5' 내놓을 예정
모바일 분야의 세계 최대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Mobile World Congress) 2016' 행사가 오는 22~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모바일이 모든 것(Mobile is Everything)'이다. 모바일 기술이 스마트폰을 넘어 가전, 자동차, 헬스케어(건강관리) 등으로 광범위하게 영역을 넓혀가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정작 MWC 행사의 주인공인 스마트폰 업체들은 비장한 표정이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달해 난국을 타개할 돌파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하반기를 정점(頂點)으로 실적이 하향세이고, 애플마저 올 1분기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LG전자, 중국 화웨이·샤오미 등 주요 스마트폰 기업은 올해 선보일 주요 전략 제품을 갖고 일제히 MWC에 집결한다. 애플도 MWC 이후에 자체 행사를 열어 신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세계 모바일 기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대결이 MWC에서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는 것이다.
◇'두 마리 토끼' 잡아야 하는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MWC 개막 하루 전날인 오는 21일 바르셀로나에서 올해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과 'S7엣지'를 전격 공개한다. 삼성은 매년 상반기에는 갤럭시S 시리즈를,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비록 삼성은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이지만, 그다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미국의 시장 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2.2%(판매 대수 기준)로 애플(16.1%)을 따돌리고 1위였다. 하지만 이익 면에서는 애플이 전체 시장의 84%를 차지했다. 지난해 애플은 스마트폰 한 대를 팔 때마다 이익을 208달러 남겼지만, 삼성은 28달러를 낸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2년 전인 2013년보다 10.1%포인트 줄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현지 업체인 샤오미·화웨이 등에게 밀려 상위 5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갤럭시S7은 판매량 증대와 이익률 제고라는 두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현재 S7의 사양·기능에 대해 여러 소문이 나오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공식 발표 전까지는 아무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최근 온라인에 나도는 사진 등을 토대로 갤럭시S7과 S7엣지의 화면 크기를 각각 5.1인치와 5.5인치로 추정하고 있다. 전작인 S6와 S6엣지는 모두 5.1인치였으나 이번에는 엣지 모델의 크기를 더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보낸 초청장에 '각도'와 '빛'을 강조한 이미지가 담긴 만큼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촬영이 가능한 고성능 카메라가 탑재됐다는 분석도 있다. SA의 닐 모스턴 이사는 "삼성은 갤럭시S7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 정상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판 짜려는 LG전자·화웨이
다른 모바일 기업들은 MWC를 계기로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를 흔드는 것이 목표다. LG전자와 화웨이는 특히 삼성과 같은 날에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연다. 두 회사 모두 갤럭시S7 공개보다 5시간 이른 오후 2시(현지 시각)에 신제품을 선보여 기선 제압에 나선다.
현재 LG의 스마트폰 사업은 위기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SA 집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위 5위권 밖이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LG는 올해 선보일 전략 스마트폰 'G5'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예전 MWC에서는 스마트폰 전략 모델과 보급형 제품을 두루 전시했지만, 올해 MWC는 사실상 G5와 관련된 기능·기술을 알리는 데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G5는 두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을 결합해 고화질 이미지를 만드는 듀얼 카메라를 장착하고 금속(메탈) 소재를 이용해 디자인을 크게 바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측 전망이다.
LG전자는 주요 기능 일부를 미리 알려 소비자 관심이 계속 이어지도록 만드는 전략을 펴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온라인에 'G5'의 화면 사진과 'Always ON(항상 켜진 상태)' 문구 등이 담긴 예고 영상을 내보냈다. 주(主) 화면 위쪽에 작은 보조 화면(세컨드 스크린)이 항상 켜져 있어 언제라도 날짜·시간, 배터리 잔량, 부재중 전화, 문자 메시지 알림 등 기본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또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인 G5의 윤곽과 전용 케이스 사진도 미리 공개했다.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3위를 차지한 화웨이는 신제품 행사 일정을 알리면서도 어떤 기기를 공개하는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새 전략 스마트폰 'P9'이나 스마트 워치인 '화웨이워치2' 또는 태블릿 기기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화웨이가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뿐 아니라 통신 장비와 기술까지 선도한다는 점을 부각해 삼성·애플과 경쟁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중국 시장 1위를 차지한 샤오미는 오는 24일 MWC 에서 전략 스마트폰 '미(Mi)5'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동안 샤오미는 국제 무대보다는 중국 내에서 자체 행사를 통해 신제품을 공개해왔다. 특허 문제 등으로 국외 시장 진출도 더뎠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동유럽·인도·남미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MWC를 그 첫 무대로 삼은 것이다. 샤오미는 신제품 공개 행사는 하되 MWC에 전시 부스는 따로 운영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기술력이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된 만큼 올해 MWC에선 획기적 기능보다는 누가 더 사용자 친화적인 기기를 내놓느냐가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