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2.18 09:30
佛 광고회사와 일부 매각 협상… 李부회장 의중 반영된 듯
삼성그룹이 광고 계열사인 제일기획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대상은 세계 3위 광고회사인 프랑스의 퍼블리시스이다.
삼성 관계자는 17일 "퍼블리시스 측의 제안으로 삼성물산·삼성전자 등이 보유한 제일기획 지분(28.44%) 중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 중인데, 매각 지분 규모와 향후 삼성 계열사의 광고 보장 같은 조건에서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일기획도 이날 "주요 주주가 글로벌 회사와 다각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구체화된 바가 없다"고 공시했다.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이익을 내는 제일기획의 지분 매각 카드가 본격화된 것은 전자(電子)·금융 등 세계 1등을 할 수 있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이 해외에 광고할 때 꼭 제일기획을 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라며 "해당 국가에서 1등 광고회사, 가장 실력 좋은 광고회사를 통해서 마케팅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세계 15위권인 제일기획은 1975년 설립 후 업계 1호 상장(上場), 최초 칸 국제광고제 금상 수상(1997년) 같은 기록을 지닌 국내 광고업계 1위 기업이다.
일각에서는 국내와 해외 광고 상황이 크게 달라 글로벌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LG그룹은 2002년 사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계열사 광고대행사인 LG애드를 다국적 광고그룹 WPP에 매각했다가 6년 만에 되찾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