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2.18 09:39
[정부 113개 프로젝트 지원키로]
수출 신약은 藥價 우대하고 고흥 등에 드론 전용 空域
새만금 국공유 임대용지, 국내 기업에도 100년간 임대
최근 신약·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잇달아 성공하고 있는 한미약품·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제값을 받고 신약 등을 수출하려면 국내 약가(藥價)가 중요하다. 보통 수출 가격은 국내 약가를 기준으로 매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 정부는 국민 건강과 건강보험료를 감안해 약품 가격을 매우 싸게 책정했다. 당연히 수출 시장에선 불리했다. 도경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은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는 신약의 경우 올 3월까지 '약가 우대 평가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규제 완화로 정부는 2014년 2조5000억원이던 의약품·기술 수출액이 2017년에는 3조6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새 수출 동력 창출을 위한 민간 신산업 진출 촉진방안'을 내놓았다. 정부는 단기 수출 촉진을 위해 화장품·의약품 등 유망 5대 품목을 집중 지원하고, 중장기 차원에서는 민간 투자를 기반으로 에너지·신소재·바이오 헬스 등 신산업을 육성해 대체 수출 품목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규제 풀어 新산업 키운다
현재 세계 드론(drone·무인항공기)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뒤처지는 유력한 이유 중 하나는 '규제'다. 대한항공·유콘시스템 등이 드론을 생산하고 있지만 주로 군사용 정찰기이다. 드론이 최근 세계적으로 도서(島嶼)지역 물품 배송, 항공 촬영, 해안 감시 등 활용 영역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과 거리가 멀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는 "드론 상용화를 위한 안전성 검증의 기회가 국내에서는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날 "전남 고흥 등 전국 5개 드론 시범사업전용 공역(空域)을 정해 물품 수송·산림 보호·해안 감시·안전 진단 등 8개 분야에 대한 시범사업 지원에 15억원의 예산을 긴급 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 드론 시장은 2014년 53억 달러 규모에서 매년 10%씩 성장해 2023년 125억 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런 규제 개선을 총 81개 기업에 추진 중인 5대 신산업 분야, 113개 프로젝트에 집중할 방침이다. 총 투자 규모는 44조원이다〈표 참조〉. 신산업을 육성해 중장기 수출 주력 품목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대구에 자율주행차 시험 구간을 추가하고, 자율주행 실험도시(K-시티)를 올 8월에 당겨 착공하는 방침도 같은 맥락이다. 김정환 산업부 산업기술정책관은 "이번 정책이 제대로 이뤄질 경우 2020년까지 650억 달러(약 80조원)의 수출 증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 관계자는 "과거 정부는 물론 이번 정부에서도 수없이 반복된 규제 개혁이 과연 제대로 시행될지는 지켜볼 일"이라며 "매달 수출 실적 발표 때 규제 개혁 경과보고가 함께 이뤄지는 등 강력한 후속 조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새만금 국내 기업에도 특혜 제공
국토교통부는 지지부진한 새만금 사업을 활성화하는 대책도 내놨다. 현재까지 새만금 지역 토지 공급 계약을 맺은 업체는 외국인 투자기업 2곳, 국내 기업 3곳에 불과하다. 국토부는 그동안 국공유 임대 용지를 외국인 투자기업에만 최대 100년간 무상으로 빌려줬지만 국내 기업에도 분양가의 2.4%만 받고 100년간 임대해주기로 했다. 또 새만금 지역을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지원우대지역에 포함해 중소기업의 경우 설비 투자 금액의 24% 이내에서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