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억대 연봉자 비율 8.5%... 서울의 倍 넘어

    입력 : 2016.02.26 09:21

    조선·자동차 등 수출 감소에도 고임금 근로자 오히려 크게 늘어
    2014년 기준 전국 52만6689명… 10명 중 7명이 수도권 거주자
    업종별론 금융권 종사자 최다


    현대중공업·현대차 공장이 있는 울산에선 근로자 12명당 1명꼴로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보험사 등 금융업종 종사자들은 10명 중 2명이 억대 연봉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세청이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에게 25일 제출한 '2014년 시·도별 연말정산 억대 연봉자 현황' 자료에 따른 것으로, 근로자들이 2014년에 받은 연봉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울산은 전체 근로자 중 억대 연봉자 비율이 8.5%에 달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울산의 억대 연봉자 수는 3만2728명에 달했다. 이는 한 해 전보다 2478명 늘어난 것이다. 2014년엔 조선업 침체가 본격화해 현대중공업이 3조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자동차 업종도 수출 감소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고임금 근로자가 오히려 크게 늘어난 점이 눈길을 끈다. 울산의 억대 연봉자 비율은 2위 서울(3.9%·22만7600명)의 배가 넘는다. 업종별로는 최근 성과주의 논의가 거센 금융권에서 억대 연봉자가 가장 많았다. 전국 근로자 중 억대 연봉자 수는 52만6689명(전체 근로자의 3.2%)이었고, 1년 전에 비해 11만1214명이 늘어났다.


    ◇억대 연봉자 10명 중 7명은 수도권에


    울산을 제외하면 억대 연봉자는 대부분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 집중됐다. 1억원 넘는 연봉을 받는 사람의 10명 중 7명꼴인 36만5133명이 수도권 거주자였다. 서울의 억대 연봉자 비율(3.9%)은 전년과 변동이 없었지만, 인천·경기는 억대 연봉자 비율이 전년보다 각각 1.2%포인트·1.0%포인트씩 늘어난 2.4%, 3.5%를 기록했다.



    경기도의 고소득자 증가는 삼성 계열사 이전 등 대기업 종사자 증가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경기도의 지역 내 생산(GRDP)은 전년보다 5% 증가한 329조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서울을 제치고 '전국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 정부 청사 이전이 시작된 세종시의 억대 연봉자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세종시의 2014년 억대 연봉자 수는 1194명으로 전년(359명)의 3.3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세종시 관계자는 "다른 도시의 고소득자는 대기업이나 금융 회사 종사자가 많겠지만 세종시의 억대 연봉자 중 대다수는 고려대·홍익대 세종캠퍼스 교수와 국책연구기관의 박사급 연구원, 고위 공무원인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금융권 10명 중 2명이 억대 연봉자


    업종별로는 금융권 종사자의 소득이 눈에 띄게 높았다. 대표적인 금융업종인 은행은 여전히 매년 연봉이 꼬박꼬박 오르는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다. 국세청의 분석 결과 2014년 금융·보험업 종사자 중 연봉이 1억원이 넘는 사람의 비율은 18.3%로 전체 평균(3.2%)의 6배 수준에 달했다.


    은행권만 놓고 보면 억대 연봉자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 은행에서 1억원 이상의 급여를 받는 직원은 23.1%였고, 1억5000억원 이상을 받는 비율도 2.1%였다. 4명 중 1명은 억대 연봉을 받았다는 뜻이다. 다른 나라의 소득 수준(1인당 GDP)과 비교할 경우 한국의 은행원들이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2배에 가까운 급여를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금융위원회가 얼마 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고액 연봉 탓에 우리나라 은행의 판매관리비(영업 활동 전반에 들어가는 비용)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46%) 등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62%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