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영화·드라마로... '콘텐츠 韓流' 이끄는 K웹툰

    입력 : 2016.03.15 09:29

    [中·日·동남아 'K코믹스 열풍']


    로맨스·스릴러·개그·무협 등 장르 다양하고 콘텐츠 질 높아
    카카오 '거울아씨전' 등 4개 작품, 중국 내 영상판권 판매 계약
    네이버·NHN도 해외 제휴 추진


    포털 '다음'에서 연재하는 웹툰(webtoon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보는 만화)이 중국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카카오는 14일 다음의 웹툰 코너에서 연재 중인 '거울아씨전' '부탁해요 이별귀' '저스트원샷' '캐셔로' 등 4개 작품에 대한 중국 내 영상 판권을 현지 미디어 업체 화처(華策)그룹에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웹툰 '죽어도 좋아'에 대해서도 비슷한 계약이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중국·일본·동남아 등에서 한류(韓流) 콘텐츠의 선두 주자로 각광받고 있는 웹툰이 현지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새로운 인기몰이에 나선다. 'K코믹스'가 온라인 게임에 이어 새로운 한류 콘텐츠의 첨병으로 부상한 것이다.


    ◇한국 웹툰, 해외서 영화·드라마로 만들어진다


    최근 웹툰이 영화나 드라마 제작을 위해 해외로 수출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카카오는 중국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해외 콘텐츠 업체에 수출 중이다. 미국의 유명 드라마 제작사 엔터미디어픽쳐스는 '다음 웹툰'에 연재됐던 웹툰 '인터뷰'의 영상 판권을 사들였다. 중국의 화처그룹은 작년 인기 작가 강풀의 웹툰 '마녀'의 판권을 사들였다. 화처그룹은 중국에서만 연간 1000여편 이상의 드라마·영화를 제작하는 대형 투자·제작사다.


    (왼쪽)네이버 웹툰에 연재된 인기작품 '노블레스'. 현재 한국·일본·영어·중국어 등으로 번역돼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가운데)중국 화책그룹을 통해 영화·드라마 등으로 재탄생하는 다음 웹툰의 '캐셔로'. 카카오는 14일 중국 화책그룹에 웹툰 5편의 영상 판권 수출계약을 맺었다. (오른쪽)일본 웹툰 서비스 '코미코'에서 제공하는 한국 웹툰 '모아세'. 코미코는 NHN엔터가 일본 시장 전용으로 개발한 서비스다. /네이버·카카오·NHN엔터테인먼트 제공


    중국 영화 시장은 연간 49억달러(약 5조8100억원)에 달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단순히 웹툰만 수출하는 것보다 웹툰 기반의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도 미국·일본·중국 등에 웹툰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해외 업체와 제휴해 영화·드라마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유통망(플랫폼)과 콘텐츠 양쪽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네이버에 연재되는 공포·스릴러 웹툰 '기기괴괴'는 중국에, 하일권 작가의 '3단합체 김창남'은 영국 영화 제작사 페브러리 필름에 판매되는 등 총 24건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웹툰이 2차 저작물로 수출되면 해외에서 한류 콘텐츠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마블사(社)의 만화 '어벤져스' 시리즈가 영화로 재탄생하면서 세계시장에서 더 큰 인기를 끈 것이 대표적이다.


    ◇한류 콘텐츠의 선두 주자 'K코믹스'


    이미 한국 웹툰은 중국·일본·동남아시아 등에서 인기리에 소비되고 있다. 짧은 분량을 주 1~2회씩 나눠서 무료로 연재하는 것이 인기 요인이다. 또 스마트폰 등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해 화면을 아래로 내리면서 읽을 수 있도록 해 편리하다.



    네이버는 현재 영어·중국어·인도네시아어·태국어 등 언어별로 평균 100여종의 웹툰을 제공하고 있다. 작년 10월 중국 광저우(光州)에서 열린 '국제 만화 축제'에서 웹툰 캐릭터 등을 전시한 '네이버 웹툰관'을 찾은 관람객은 이틀간 5만여명에 달했다. 인기 웹툰 '마음의 소리' 작가인 조석(33)씨의 사인회도 열었다. 조씨는 "내 만화를 아는 중국 팬 수천여명이 몰려오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네이버 웹툰 '노블레스', '기기괴괴' 작가의 사인회에도 팬들이 대거 몰렸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일본에서 먼저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3년 10월 '코미코'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출시했고 대만·태국 등으로 확대 중이다.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세계 1~2위 만화 시장인 미국과 일본 시장에 연이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에 힘입어 한국 만화 산업의 수출 규모도 계속 성장 중이다. 2012년 1710만달러(약 203억원) 수준이었던 만화 수출액은 2014년 2556만달러(약 303억원)로 50% 가까이 성장했다.


    카카오의 박정서 다음웹툰 총괄은 "한국 웹툰은 로맨스·스릴러·개그·무협 등 장르가 다양하고 작가·작품 수도 많아서 콘텐츠의 질(質)이 높다고 해외에서 인정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인기 있는 웹툰이 영화·드라마로 나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