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ELS 시장... ISA로 날개 달까

    입력 : 2016.03.15 10:04

    은행 금리 낮고 증시 변동성 커… ELS 외 마땅한 투자처 안 보여
    수익 나야 절세혜택 보는 ISA "고수익 원하면 ELS 담아라"
    원금 손실 가능성은 주의해야


    올 초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크게 위축됐던 ELS(주가연계증권) 시장이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다. 은행 금리는 낮고 증시 변동성은 큰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다시 ELS 시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1월 말 68조649억원이던 ELS 발행 잔액은 3월 11일 현재 69조508억원으로 한 달여 만에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최근 일부 공모형 ELS의 청약 경쟁률은 5대1을 훌쩍 넘고 있다. 2월 전체 ELS 발행액(2조8333억원)은 설 연휴가 끼어 있었음에도 1월(2조9218억원)에 비해 거의 줄지 않았다. 더구나 약속한 수익률을 일찍 달성해 조기 상환되는 금액도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도 많이 완화되고 있다. 3월 현재 ELS의 조기 상환액은 9485억원으로 1월(4473억원)의 2배를 넘어섰다.


    ◇ELS 청약 경쟁률 10대 1 넘기도


    이달 11일 발행된 한국투자증권의 '트루 ELS 7018회'는 50억원 발행에 390억원이 몰려 청약 경쟁률 7.8대1을 기록했다. 최고 연 8% 수익률이 나오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출시한 ELS 13231회는 최고 연 10.8% 수익률을 내걸어 청약 경쟁률이 11대1을 넘기도 했다.



    이렇게 ELS 투자에 돈이 몰리는 것은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손실 가능성을 줄인 ELS를 출시하고 있는 데다, '중위험·중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ELS 외에 마땅한 투자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기를 끄는 ELS 상품은 대개 원금 손실(녹인·Knock-In) 조건이 최초가 대비 40~45%에 불과한 저(低)녹인 구조다. 조기 상환 조건도 까다롭지 않다. 상품 가입 6개월 뒤 기초 자산 가격이 최초가 대비 85%만 넘으면 연 수익률 8~10%를 주는 '고수익 상품'도 많다.


    기초 자산은 홍콩 H지수 일변도에서 코스피200, 유로스톡스50, 홍콩 항셍지수(HSI)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ELS 쇼크의 주범이었던 홍콩 H지수에 비해 중국 기업의 비중이 낮아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항셍지수(HSI)를 기초 자산으로 넣는 ELS가 늘고 있다. 이 밖에 NH투자증권과 HMC투자증권은 통상 6개월인 조기 상환 주기를 4개월로 단축한 '숏텀형 ELS'를 내놔 투자자들의 조기 상환 기회를 3년간 최대 6회에서 9회로 늘렸다.


    ◇ISA 바람 타고 ELS 부활?


    ELS 직접 투자뿐만 아니라 ELS에 투자하는 펀드인 ELF(주가연계펀드), ELS인덱스펀드도 관심을 끌고 있다. ELS처럼 증시가 어느 정도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데다, 시장 전문가인 펀드매니저가 수많은 ELS 가운데 시장 상황에 가장 적합한 ELS를 선별해준다는 게 강점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ELF 시장 규모는 올 들어 15조원을 넘어섰다.


    14일 출시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ELS 시장의 큰 호재다. "고수익을 추구하는 ISA 투자자들은 ELS를 계좌에 담으라"고 많은 전문가가 조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초 자산을 다양화한 ELS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고, 투자자들이 수익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고려하게 됐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라면서도 "ELS는 안전성을 아무리 높여도 언제든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